기다린 보람 있나… 中 꿈틀에 기 펴는 `중학개미`
자체 밸류업·경기부양 기대 영향
상해종합, 올해 들어 15% 급등
항셍·H지수도 13.6%·18.8%↑
최근 중화권 증시가 모처럼 반등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박스권에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던 개인 투자자 자금이 일부 중국 시장으로도 이동하는 분위기다.
15일 상해종합주가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2% 내린 3119.9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출발했던 중국 증시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하락전환했다. 그러나 한달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 이상 오른 수준이다. 지난 1월의 저점(2월 5일 종가 2702.19) 대비로는 15% 넘게 급등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06%)는 물론 코스피(2.24%)도 웃돌고 있다.
특히 홍콩 증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14.9%, 15.11% 상승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항셍지수는 13.61%, H지수는 18.84% 급등한 수준이다.
중화권 증시 반등의 배경에는 경기 개선 신호와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5.3%로, 시장 예상치(4.8%)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경기부양책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중국 OECD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말 2021년 1월 (102.39)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 이를 고점으로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월부터 다시 반등을 시작해 3월에도 상승 폭을 키웠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도 투자심리 개선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는 오는 17일부터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달 말에는 자동차 이구환신 (교체 보조금) 기준을 확정, 정부 주도로 신에너지자동차와 충전소 구축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국판 밸류업'도 유의미한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중국정부는 10년 만에 신국9조(新國九條)를 내놓고 명확한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이용해 상장사의 주주환원 확대를 유인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국내에서도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 상품은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로, 29.58% 올랐다.
이 외에도 'KODEX 차이나H레버리지'(25.56%), 'ACE 차이나항셍테크'(15.89%), 'TIGER 차이나항셍테크'(15.51), 'KODEX 차이나항셍테크'(15.40%), 'KBSTAR 차이나항셍테크'(15.19%) 등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 중 12개 종목이 중국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중국 경기에 연동돼 움직이는 게임주와 화장품주 관련 ETF도 덩달아 상승 흐름을 탔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선 조짐을 보여왔던 중국 제조업(수출)반등과 1월 말 주식시장 급락 이후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시장 개입'이 이끈 증시 거래량 증가가 OECD 경기선행지수 재반등을 견인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을 고점으로 중국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1월을 지나면서 다시 반등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비료생산, 공업기업 수출주문, 증시 거래량 등이 두드러지며, 남아있는 조강 생산, 시공면적, 자동차 생산은 하반기 추가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중국 시장으로 일부 이동하는 모양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전용인 상해홍콩증시연계(후강퉁), 심천홍콩증시연계(선강퉁), (R)QFII, 중국B주 등 총 4곳으로 거래할 수 있다.
이 중 심천홍콩증시연계의 경우 지난달 54만4000달러 순매도에서 이달 들어 14일까지 47만4900달러(약 6억4800만원) 순매수 전환했다.
(R)QFII 투자도 올 1월부터 4월까지는 내리 순매도 기조를 이어오다가 이달 들어 처음으로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날 기준 네 개 시장의 합산 보관금액은 9억9000만달러(1조3511억원)로, 연초 8억8307만달러(1조2053억원) 대비로는 1억달러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주식 2조527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한편 향후 중국 증시의 강세 지속 여부는 부동산 리스크 소화에 달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계속되어온 중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 경기부양책 효과가 반영되며, 내수 회복뿐만 아니라 투자 및 생산지표 호조를 이끌어 냈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며 결국 1분기까지 발표된 중국 주요 지표나 증시 반등은 고무적이라고 평가될 수 있으나, 이후 지속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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