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른 금융지주도 등판해달라"···인수전 판 키우는 롯데손보 [시그널]

황정원 기자 2024. 5. 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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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측, 우리금융 외 개별사 접촉해
내달 예정된 본입찰에 참여 요청
경쟁 불붙으면 매각가 2조 넘어설듯
리딩금융 경험한 신한·KB 관심
보험사 기여도 적은 하나도 고민

[서울경제] 이 기사는 2024년 5월 15일 10:18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롯데손해보험. 사진제공=롯데손보

롯데손해보험 매각 측이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인 우리금융지주 외에 다른 금융지주사에도 입찰에 참여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하나·KB 등의 금융지주사가 등판하면 인수전이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인 JP모건 등의 매각측은 최근 일부 금융지주사에 롯데손보 인수 의지를 개별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어도 본 입찰에 참여해도 된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태진 JP모건 회장은 직접 지주사 핵심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질 정도로 열의를 보인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23일 예비 입찰 마감에는 국내 업체 중에 우리금융이 참여했고,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에는 블랙록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JC플라워 등이 참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 입찰은 다음 달로 예정됐다. 만약 경쟁이 불 붙으면 매각가는 2조 원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에 ABL생명, MG손해보험 등 여러 보험사 매물이 나와있지만 롯데손보는 가장 희소성이 높다. 올해 동양생명이 시장에 나올 수도 있으나 통상 생명보험사 보다는 손해보험사의 미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다.

신한·KB·하나 등의 지주사는 아직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관심은 있되 최대한 관망하는 스탠스를 통해 과열 경쟁으로 가격을 올려주진 않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들은 내부적으로는 롯데손보에 대한 검토 작업은 진행했다. 공통적으로 지난해 고금리 덕에 실적이 호조라는 점과 롯데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 캡티브 비중과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부분을 리스크로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낮춘다는 측면에서 보면 나은 전략”이라며 “가격이 맞으면 적정한 타이밍에 언제든 치고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신한금융은 ING생명(현 신한라이프) 인수를 통해 리딩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한 바 있다. 이때 모두 2조 원 이상을 들였다. 지난 2022년에는 신한금융이 당기순이익 4조6423억 원을 기록해 1등 금융그룹이 됐고, 지난해에는 KB금융이 4조5634억 원으로 되찾아왔다. 올해는 1분기에 신한금융이 순이익 1조3215억 원으로 다시 앞섰다. 양측 모두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취임 후 인수합병(M&A)은 없었다.

하나금융은 생명보험사(하나생명)와 손해보험사(하나손해보험)를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기여도가 거의 없다. 지난해 은행 순이익이 그룹 순이익을 웃돌 정도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보험 강화를 위해 지난해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계속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단,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계기로 부실한 보험사 인수는 거들떠 보지 않는 상황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은행 의존도가 95.8%로 지나치게 높아 증권·보험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달 초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우리투자증권 매각 후 10년 만에 증권업에 다시 진출했다. 또 보험 라이센스가 없어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손보 실사를 하고 있다. 포스증권 인수에 거의 돈을 쓰지 않아 자본비율을 훼손하지 않고 약 1조8000억 원 정도 투입할 여력은 갖고 있다. 다만 1조8000억 원이 인수 가격 가이드라인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사 후 가치가 높으면 자본비율에 무리가 가더라도 그 이상을 쓰고, 반대라면 그 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우리금융의 경우 올 1분기 12.0%로 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낮다. 자본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경우 보통주 자본의 10% 이내는 출자 금액에 250%의 위험 가중치를 적용한다.

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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