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지연에 투자처 마땅찮네... '대기 자금' 역대 최대

강유빈 2024. 5. 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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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에 몰려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자산시장이 지지부진하자 방망이를 짧게 잡고 '눈치 싸움'에 들어간 것이다.

연초 시장에선 물가 상승률이 꺾이면서 연준이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고 물가가 더디게 둔화하며 첫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이 계속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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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잔액 84조 원 돌파
MMF·요구불예금도 증가세
주도주 없고 금리 불확실↑
게티이미지뱅크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파킹형(단기자금) 상품에 몰려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자산시장이 지지부진하자 방망이를 짧게 잡고 ‘눈치 싸움’에 들어간 것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84조2,469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연초 74조7,814억 원 수준이던 CMA 잔액은 미국 채권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3월 말 80조 원대를 넘긴 뒤 이달 들어 연이어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CMA는 고객이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국공채, 어음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주는 계좌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고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해 시장 불확실성이 클 때 투자 자금을 잠시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또 다른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증가 추세다. MMF 설정액은 지난달 30일 197조1,372억 원에서 이달 8일 210조8,880억 원까지 뛰었다. 최근 사흘간 증가세가 주춤해 13일 기준 204조9,101억 원까지 뒷걸음쳤지만, 전월 대비 증감으로 보면 5월 내내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MMF는 금리가 높은 만기 1년 이내 상품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펀드로, CMA와 마찬가지로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투자 피난처로 꼽힌다.

은행에 머물고 있는 대기성 자금도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3,371억 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590조7,120억 원) 대비 25조 원 넘게 급증한 것이다. 그나마 지난달엔 HD현대마린솔루션 등 대형 공모주의 기업공개(IPO) 청약 증거금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간 건데, 돈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는 이달엔 규모가 더 불어날 수 있다.

최근 투자 관망세의 주된 배경으로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꼽힌다. 연초 시장에선 물가 상승률이 꺾이면서 연준이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고 물가가 더디게 둔화하며 첫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이 계속 밀리고 있다. 반도체나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주 등이 최근 힘을 받지 못해 증시를 견인할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관망 심리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장 15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가늠할 중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CPI 상승률이 올 들어 석 달 연속 시장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4월 지표가 또 한 번 전망과 어긋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5월 CPI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이 악화하지 않아 국제유가가 80달러 내외에서 정체된 상태”라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오는 5월 CPI 무게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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