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석패율제로 '텃밭 독식' 막고 … 청년·여성 참여 늘릴 비책 찾아야

2024. 5. 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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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구본상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좌담회를 통해 4·10 총선 결과와 유권자 성향에 대한 패널조사 결과를 살펴보며 이달 말 출범하는 22대 국회가 정치 양극화를 개선할 방안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도출해 봤다.

―자신을 중도층으로 인식하는 유권자가 많은데, 정치 양극화가 커지는 이유는.

―22대 국회에서 여성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청년과 여성의 정치 참여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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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극화 개선' 전문가 좌담회
보수진영 청년 정치인 배출했지만
여성은 한명도 포함안돼 아쉬움커
20대女 보수 극혐…경각심 가져야
강원택 서울대 교수,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 구본상 충북대 교수(왼쪽부터). 한주형 기자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구본상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좌담회를 통해 4·10 총선 결과와 유권자 성향에 대한 패널조사 결과를 살펴보며 이달 말 출범하는 22대 국회가 정치 양극화를 개선할 방안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도출해 봤다.

―자신을 중도층으로 인식하는 유권자가 많은데, 정치 양극화가 커지는 이유는.

▷손열 원장〓사실상 수로만 보면 스스로를 중도라고 여기는 지지층의 비율이 주류다. 양쪽 극단에 가까운 진보와 보수 지지층은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과대표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너무 오래 진보와 보수의 양극화 흐름 속에 갇혀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비호감 선거만을 반복하지 않겠나. 지금 이대로라면 다음 선거 역시 '누가 덜 못하냐, 덜 싫으냐'에 따라 표를 던져야 하는 비호감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택 교수〓시민사회 자체도 지금 정치권에 포획돼 중립적이고 공정한 시민사회의 영역이 크게 줄었다. 민주당 편인지, 국민의힘인지 따져 묻다 보니 발언이 필요할 때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치적·정파적 양극화는 여의도뿐 아니라 시민사회를 종적으로 나눠 버렸다. 양당제로 모든 사안에서 양당이 입장 차별화를 시도한다. 사실 국가 이익 측면에서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입장을 공유하는 부분이 90% 이상이라고 본다. 나머지 10% 정도 사안에서 차이를 보여야 마땅한데, 현재는 모든 정책에서 양당이 차별화를 시도한다. 심지어는 국방정책조차도 입장에 차이가 난다.

▷구본상 교수=완벽한 패자를 만들어내는 구조가 지속되다 보니 본인을 중도라고 생각하고, 양쪽 진영 모두 크게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들은 양쪽에 힘을 실어주고 싶지 않다고 느껴지면서도 둘 중 하나 슬픈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자는 선거만 이기면 국민 모두의 선택을 받은 것처럼 지나치게 나아가 버린다. 지금으로서는 싫어하는 사람이 이길 수 없도록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선거제도 개정에 대해 전향적으로 고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면 한다.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선거제를 개편해야 할까.

▷강 교수=선거 제도 개편을 여야 합의가 아니라 특정 정당에 의해서 하기 시작한 게 21대 총선부터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로 매우 나쁜 관례다.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정당에 의해서 좌우되니 이게 일종의 게리맨더링이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당시 석패율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 당시에는 원칙적으로 가고 싶어하는 분위기였고 독일식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선호가 워낙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뭐라도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손 원장=일본은 석패율제(소선거구에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를 통해 구제할 수 있게 하는 선거제도)를 도입해서 괜찮은 후보를 여럿 배출하지 않았나. 우리나라로 치면 호남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고 영남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열린다.

▷강 교수= 지금은 뭐라도 바꾸는 게 필요하다. 어떤 형태라도 지금 양당 시스템에서 변화를 만드는 게 1차 과제다. 현재 형태를 깨면 다당제가 만들어지고 그 다당이 어쨌든 또 다른 형태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주체들이 되지 않겠나. 더 나은 이상적 모델이 되기 위해서 지금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안 된다.

▷구 교수=제도를 바꾸는 건 확실히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비례성을 높이자는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비례대표가 '되게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근데 현실적으로도 지역구보다는 훨씬 더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사람들은 다 초선이다. 당헌·당규에 따라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재선에서 비례 공천을 받을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례대표는 계속 일회성으로 소모된다.

―22대 국회에서 여성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청년과 여성의 정치 참여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

▷강 교수=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로 지난 20년간 국회는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국회는 김재섭, 이준석, 천하람, 김용태 의원 등 주목할 만한 인물들이 보수진영에 많이 입성했다. 그간 청년 정치인은 '청년 정치'라는 명분을 위해 배려 차원에서 등용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들 네 명은 자생력이 있다. 국민의힘과 다투고 당을 나가 살아 돌아오거나 험지에서 당선됐다. 보수진영에서는 의미 있는 청년 정치인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만하다.

▷구 교수= 저는 말씀해주신 네 명의 보수 청년 정치인 중에 여성이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20대 여성들은 사실 보수 정치인에 대해 '극혐'에 가까운 정서를 지니고 있다. 20대 여성의 보수 지지율은 10%대다. 보수진영은 이 숫자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더 의미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손 원장=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논의가 시급한 어젠다들은 모두 다 미래지향적인 어젠다 아닌가.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 전체가 절멸할 수도 있는 이슈들이다. 그런 이슈는 21대 국회 4년간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기성세대야 2050년에 연금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젊은 층은 인구 문제부터 시작해 생존이 걸려 있다. 이번 차기 국회에서 청년 정치인이 본격적으로 미래 이슈를 제기한다면 대한민국에 큰 공헌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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