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맞아 5·18민주묘지에 사제지간 탐방객 줄 이어

서충섭 기자 2024. 5.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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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3일 앞둔 스승의 날을 맞아 5·18민주묘지에는 사제 지간의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

15일 오후 함평의 특성화중학교인 나산실용예술중학교 학생 68명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역 민주의 문을 들어서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이 교사는 "5·18민주유공자 가족으로서 학생들에 역사 교육을 해줄 수 있어 뜻깊다"면서 "어제 스승의 날 기념 행사로 받은 학생들의 마음을 오늘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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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나산실용예술중 학생들 탐방 등
80년 5월 광주 청년들이 해설사로 나서 "꼭 기억해 달라"
함평나산실용예술중 학생들이 스승의 날인 15일 국립 5·18민주묘역 참배해 오월지기로부터 5·18 희생자들의 사연을 청취하고 있다.2024.5.1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3일 앞둔 스승의 날을 맞아 5·18민주묘지에는 사제 지간의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

15일 오후 함평의 특성화중학교인 나산실용예술중학교 학생 68명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역 민주의 문을 들어서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추모탑 앞에 선 학생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두 손을 모으고 묵념하며 오월 영령을 기렸다.

이어 5·18유공자들의 묘소를 잇따라 참배한 학생들은 5·18사적지 해설사(오월지기)들로부터 80년 5월 현장의 비극을 고스란히 전해 들었다.

부상자들을 위해 헌혈을 하고 나오다 총격을 받아 사망한 춘태여고 3학년 박금희, 대학생들을 구타하는 계엄군들을 말리다 시위에 참여해 총격으로 사망한 조사천, 8개월 만삭의 몸으로 남편을 찾아 헤메다 총격으로 숨진 최미애씨 등.

학생들은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전해들으며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눈시울을 붉혔다.

학생들은 스승의 날인 이날 선생님들과 역사 교육을 위해 광주를 찾았다.

오전에는 전일빌딩 245와 5·18기록관, 옛 전남도청 등 5·18 사적지와 박물관을 견학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2학년 김수산나양(15)은 "전일빌딩에 헬기 총탄 자국이 고스란히 남은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고, 5·18묘역을 처음 찾았는데 수백개의 묘비가 세워진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이 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사의 현장을 실제로 보고 공부할 수 있어 보람찼다"고 말했다.

함평나산실용예술중 학생들이 스승의 날인 15일 국립 5·18민주묘역 참배해 추모탑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2024.5.1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이들을 역사의 현장으로 이끈 것은 '오월 가족'인 교사의 인도였다.

이날 함평나산실용예술중 학생들의 지도교사를 맡은 이남연 교사는 스승의 날인 이날 학생들과의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전날인 14일 학교에서 스승의날 기념 행사를 통해 학생들은 이 교사에 직접 제작한 동영상과 편지를 전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숙학교인 나산예술중 학생들이 체험활동을 위한 별도의 일정을 잡기 어려운 것을 배려해 스승의 날이자 휴일인 이날을 역사교육의 장으로 마련, 직접 신청 사이트에서 견학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이 교사도 가족 중에 5·18 유공자가 있는 '오월 가족'이다. 그는 2020년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참배했던 이연 열사의 친척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故 이연 유공자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5.18/뉴스1

이연 열사는 1980년 전남대 1학년생으로 항쟁에 참여해 5월27일 계엄군의 진압작전 때 광주YWCA를 지키다 붙잡혀 옥고를 치르고 2019년 지병으로 숨졌다. 일가족 6남 2녀 중 6명이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다섯째 이황씨가 운영하는 식당 '화랑궁회관'은 민주 인사들의 사랑방으로 통했다.

이 교사는 "5·18민주유공자 가족으로서 학생들에 역사 교육을 해줄 수 있어 뜻깊다"면서 "어제 스승의 날 기념 행사로 받은 학생들의 마음을 오늘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함평의 학생들에게 직접 80년 5월의 역사를 소개한 오월지기 해설사들도 44년 전 광주의 청년이었다.

2015년부터 해설사 활동을 해 온 농업인 황거부씨(72)는 농번기로 바쁜 일손을 제쳐놓고 오월지기 활동을 하며 역사를 알리고 있다.

황씨는 "80년 5월 계엄군의 경계를 뚫고 담양 창평으로 목숨을 걸고 탈출했다. 그러나 많은 광주 시민들이 희생되는 아픈 역사를 모른체 할 수 없다는 마음이다"면서 "광주를 찾은 학생들에게 그 날의 아픔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5·18묘역에는 화순중학교 역사동아리 9명, 춘천 가정중학교 42명, 수원칠보산자유학교 82명 등 347명이 예약해 방문했다.

5월 들어 10일간 5·18묘역 방문객 수는 1만953명으로 평소 월평균 9800명보다 크게 늘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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