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존슨 크레이턴대 교수 “게임스톱 투자자는 투자자 아닌 투기꾼”

홍준기 기자 2024. 5. 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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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를 사는 건 투자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건 투기라고 해야 합니다.”

로버트 존슨 미국 크레이턴대 교수는 최근 Z세대의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존슨 교수는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투자가 아닌 투기’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로버트 존슨 크레이턴대 교수/크레이턴대 홈페이지

존슨 교수는 CNN과 블룸버그 TV 등 주요 매체를 통해 개인 재무 관리나 투자 요령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재무 전문가다. 학교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에 대해 주로 가르치고,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을 부여하는 미국 CFA 협회 선임 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당신은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서 투자라고 볼 수 없고 투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나의 신념은 그 누구도 가상화폐에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거다. 투기에 불과하다. 가상화폐 시장은 건전한 투자를 위한 ‘장소’가 될 순 없다. 당장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를 결정하는 어떤 합리적인 방식도 없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양한 가상화폐는 전통적인 금융의 접근법으로는 내재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을 사는 걸 ‘순수한(unadulterated) 투기’라고 볼 수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최근의 투자 열풍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더 큰 바보 이론으로 밖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당신이 가상화폐를 샀다면 더 바보인 사람이 와서 당신에게 돈을 지불하고 사가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사용처’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진 것이 있나?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완벽한 버블이다. 21세기 튤립 광풍 같은 거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점차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될 거다. 이제는 세상을 떠난 버크셔해서웨이의 부회장 찰리 멍거는 가상화폐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똥을 거래할 때 당신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거와 같다. ‘나만 빠질 수 없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버전의 금이라고 했다. 공급이 한정돼 있다는 취지에서다.

“어떤 것의 수량이 한정돼 있다고 가치가 있을 수 있나. 래리 핑크 회장은 비트코인을 투자할만한 자산으로 소개했지만, 이는 그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였다고 본다. 다른 금융사들은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화폐를 거래한다. 이들은 그 안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해서 사업을 하는 것과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는 것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기관투자자의 비트코인 투자는 많이 늘고 있다. 금과 같은 귀금속 투자와 비슷하게 볼 수 있지 않나.

“금은 단순히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점 외에 다른 용도가 있다. 산업용으로도 쓰고, 장신구도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은 명확한 사용처가 없는 단순 투기의 대상이다. 나에겐 비트코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설루션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다니는 설루션처럼 보인다.”

-한국에서는 청년들이 부자가 되고 싶고, 빠른 은퇴를 위해서 투자를 한다. 젊은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1985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회사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무리 대단한 재능과 노력이 있어도 어떤 것들은 반드시 시간이 걸린다.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한 달 만에 아이를 낳을 순 없다’라고 말이다. 부를 구축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시간이다. 단순히 저축으론 안 된다. 저축과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복리 효과를 고려하면 시간은 투자할 때 가장 큰 우군이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상승할 만한 자산을 골라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까.

“은퇴 자산을 형성을 위한 장기 투자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는 주식 시장이다. 금융 정보 업체 더프&펠프스에 따르면 1926년 이후 시가총액 상위 기업 지수(S&P500 지수 같은 걸 생각하면 된다)의 연평균 수익률은 10.1%였다. 대략 이런 추세라면 7년마다 투자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난다는 의미다. 23년을 투자하면 10배가 된다. 당신이 아주 위험이 낮은 머니마켓펀드 같은 데 돈을 넣으면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수익을 거두기는 어렵다. 다시 돌아가서 여기서도 시간은 중요하다. 과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복리는 역사상 가장 대단한 수학적 발견이다’라고 말이다.”

-한국에서는 미국 주식 투자가 늘고 있다. 젊은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는 건전 투자라 할 수 있나.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투자와 (직접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투자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조언은 대부분의 젊은 투자자들이 수수료가 낮고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는 주가지수 펀드에 투자하는 거다. 그리고 주가가 올라도, 내려도, 횡보를 해도 꾸준히 투자를 하는 것이다. 보통 젊은 투자자들은 그들이 다니는 회사나 그들이 좋아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개별 주식을 샀다가 실패를 맛본 뒤 아예 주식 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있다. 애리조나주립대 헨데릭 베셈바인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단지 4% 주식만이 미국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고 한다. 시장의 승자를 찾아내는 게임을 하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워런 버핏도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아내에 남겨주는 유산의 10%는 단기 국채에, 90%는 수수료가 낮은 S&P500 지수 펀드에 넣으라고 했다고 한다. 뱅가드의 S&P500 ETF 같은 걸 고려해보라.”

게임스톱 매장 사진/AP 연합뉴스

-많은 젊은이들이 FOMO(포모·상승하는 자산 시장에서 자신만 배제되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밈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를 한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밈 주식이나 코인을 사는 건 투자기다. 운이 좋다면 투기를 해도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그건 투기다. 밈 주식은 소셜미디어 상의 유명세로 주가가 오르는 거다. 독립적인 투기꾼들은(나는 이들은 개인 투자자라고 부르는 걸 거부한다) 모여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대상이 밈 주식이다. 게임스톱 같은 주식이 대표적이다. 회사의 재무적인 성과와 아무 관련 없이 주가가 오른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로빈후드와 같은 주식 투자 앱은 이러한 투기를 민주화(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투기를 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최악의 결과는 투기에 참여했다가 아예 주식 시장을 떠나게 되는 경우다.”

-한국에서는 테슬라 주식이 인기가 있다. 앞서 말한 ETF를 통한 광범위한 투자와 이러한 개별 종목 투자를 비교하자면.

“앞서 이야기했듯 주식 시장은 아주 큰 성과를 내는 소수의 기업이 주도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러한 승자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상품과 좋은 투자를 혼동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를 이끌었던 투자자 피터 린치는 당신이 ‘아는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잘나가는 식당 체인을 발견하거나 모두가 칭찬하는 상품을 발견하면 이를 투자에 적용하라는 식이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거기에서 멈춘다. 린치가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괜찮은 가격인 경우에만 그 주식에 투자하라고 했다는 점이다. 우버나 리프트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을 살펴보면 그들의 서비스는 좋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허점이 많다. 테슬라는 매우 투기적이다. 테슬라에 투자하면 돈을 못 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적인 ‘후퇴’가 있을 때 투기적인 주식은 그렇지 않은 주식에 비해서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주식 말고도 채권이나 원자재 같은 투자처가 있는데. 젊은 투자자에게 추천할만한 주식이 있을까?

“강조하지만 시간이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일반 주식에 분산 투자를 하고 이러한 투자 전략을 일생동안 지속하라. 나는 젊은 투자자에게 채권이나 원자재는 추천하지 않는다. 주식의 수익율이 평균적으로 더 높다. 길게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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