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영 위즈체스 아카데미 대표, “인천을 대한민국 체스 메카로” [인터뷰]

이병기 기자 2024. 5. 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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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국제대회 참가 국가대표 6명 배출
정근영 위즈체스 아카데미 대표. 이병기기자

 

“아직 한국에서 세계적인 체스 선수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국,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유능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 저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인천을 체스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만드는 것, 아울러 대한민국의 체스 문화를 인천에서 확대하는게 제 꿈입니다.”

지난 2020년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퀸즈 갬빗’은 불과 1개월여만에 세계 92개국에서 6천200만명이 시청하는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체스’ 열풍을 이끌었다. 1960년대 당시 남성이 주 무대인 체스 판을 한 소녀의 성장담을 통해 뒤엎어 버린 드라마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체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22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이혁도 피아노 외에 ‘그랜드마스터’를 꿈꾼다는 체스. 이제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체스를 인천에서 이끌고 있는 인물이 있다. 15일 만난 위즈체스 아카데미 정근영 대표(51)가 그 주인공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위즈체스 아카데미는 오는 6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유스체스대회에 출전할 우리나라 국가대표 30명 가운데 6명을 배출한 명문 아카데미다. 이는 체스 불모지인 인천에서 지난 2017년부터 위즈체스 아카데미를 시작한 정근영 대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위즈체스 선수단은 지난 3월 ㈔대한체스연맹이 주최·주관해 경기 성남시 한국잡월드에서 열린 ‘2024 상반기 유소년 체스 국가대표 선발전’과 ‘유소년 체스 선수권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위즈체스 선수단 가운데 U10 전체 1위에 이유건(인천 화전초), G 전체 1위 및 G12 1위 김도연(인천 굴포초), G10 1위 김주연(인천 굴포초), U10 3위 서주원(인천 예송초), G12 2위 정민주(채드윅국제학교), U08 3위 이준호(채드윅국제학교) 학생 등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 밖에 선수권대회에서는 U08에서 이정우(인천 예송초), 이윤재(채드윅국제학교) 선수가 우수상을, U08 이승현(인천 송일초), U10 오정민(인천 새봄초), 이룩(인천 축현초), 심윤우(인천 연송초), U14 변준석(인천 해송중) 선수 등 7명이 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했다.

지난 3월 열린 유소년 체스 국가대표 선발전과 유소년 체스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위즈체스 소속 선수들이 대회가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위즈체스 아카데미 제공

두뇌 발달, 사회성 길러주는 체스

“20여년 전에는 인천에서 영재교육을 했어요. 교구로 아이들의 두뇌 발달을 도와주거나 수학적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예요. 취미로 미술 심리치료도 공부했죠. 그러던 중 심리치료를 하던 한 친구가 체스를 좋아했어요. 친밀감 형성을 위해 저도 체스를 배우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심리 치료에 체스가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체스는 성장기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사고, 자신의 감정 조절, 사회성 및 사교능력 향상에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정 대표는 “체스는 절대 혼자 둘 수 없다”며 “요즘 시기 가정마다 아이들이 1명 내지 2명인 상황에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이어 “체스는 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말을 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말하지 않는 등 에티켓을 지켜야 하는 스포츠”라며 “자신이 이기던 지던 상대의 수를 존중하는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체스를 두려면 끊임없이 선택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는 두뇌가 발달하는 청소년 시기에 전뇌를 자극해 아이큐를 높이고 뇌의 용량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앤젤라 더크워스는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투지, 또는 용기를 뜻하는 ‘그릿(GRIT)’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청소년들의 ‘그릿’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체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 체스를 통한 반복적인 훈련으로 ‘그릿’을 높일 때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믿음이다.

지난 2022년 당초 계양구에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로 아카데미를 확장한 정 대표는 지난해 공간을 확장, 세계체스연맹(FIDE) 공인 트레이너들과 함께 청소년, 성인 등 180여명에게 체스를 가르치고 있다.

정 대표는 “인천을 대한민국의 체스 메카로 만들 것”이라며 “오는 6월 말 위즈체스 아카데미와 대한체스연맹 공동 주최로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글로벌 주니어 체스대회에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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