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스 어디?" 일본 기업 줄섰다…도쿄 스타트업 축제 가보니

도쿄(일본)=류준영 기자, 도쿄(일본)=김태현 기자 2024. 5.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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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스시테크 도쿄 2024·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 엑스포 2024 등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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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양일간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스시테크 도쿄 2024 행사장 내부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일본 도쿄의 5월은 '스타트업 축제'의 달이다. 지역 곳곳에서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열려서다. 특히 이주엔 '일본판 CES'(세계IT·가전전시회)라고 불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전시·콘퍼런스 '스시테크 도쿄 2024', 일본 주요 대기업과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등 소위 말하는 '큰손'들이 총출동하는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 엑스포 2024' 등이 동시에 개최된다.

15일 '스시테크 도쿄 2024'와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 엑스포 2024'가 열리는 도쿄 오다이바의 국제 전시장 빅사이트. 인근 호텔은 이미 각국에서 몰려든 스타트업 관계자들로 대부분 만실이었다. 호텔 연회장들도 동이 나긴 마찬가지였다.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를 비롯해 세일즈포스, 미쓰비시, NTT, NEC, 소프트뱅크 등 주요 기업들이 일본의 DX(디지털전환) 화두를 함께 풀어갈 해외 유망 스타트업들과의 네트워킹 행사를 위해 예약을 끝낸 상태였다.

국내 ICT 스타트업들과 함께 '스시테크 도쿄 2024'에 참여한 김종갑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 대표는 "이번 행사는 초기부터 일본과 같은 큰 규모의 시장에서 글로벌로 확장하고자 하는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일본에 DX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국내 스타트업들에게도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진출 교두보 '스시테크 도쿄 2024' 개막
이날부터 양일간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스시테크 도쿄 2024'에는 47개국에서 429개사(일본 164곳, 해외 265곳)가 참여했다.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운 규모다. 이번 행사에 골드 스폰서 자격으로 초청받은 GDIN은 바이오·건설·여행 분야 K-스타트업 10곳과 함께 종합부스를 마련했다. 제조설비 제어 솔루션을 개발한 틸다를 비롯해 △비디오몬스터큐브세븐틴 △샤픈고트 △창소프트아이앤아이파인더스AI △큐비트시큐리티 △로킷헬스케어위밋모빌리티 △디투이모션 등이다.
김진수 큐브세븐틴 대표가 AI와 3D 스캐너로 제작한 치과 보철물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김진수 큐브세븐틴 대표는 "올해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파트너사를 물색하러 왔다"며 "하반기에 일본 JV(조인트벤처) 설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경웅 비디오몬스터 B2B사업팀장은 "여행숏츠플랫폼 '비브'의 영상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일본 파트너사, 고객사를 찾고 시장 분위기를 보러 왔다"면서 "올 여름 이후 일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현지 사용자를 10만명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시테크 도쿄 2024 행사장에 마련된 GDIN 부스/사진=류준영 기자

창소프트아이앤아이는 전략적으로 일본 시미즈(SHIMIZU)건설 부스 바로 옆에 자사 미니 부스를 설치했다. 시미즈건설은 일본 5대 건설사로 연매출 2조엔(약 18조원), 임직원 1만명이 넘는다. 창소프트아이앤아이는 시미즈건설 부사장과 임직원들이 오는 족족 명함을 건네고, 3D BIM(건설정보모델링) 설계 솔루션 '빌더허브'(BuilderHub)를 소개하는데 온힘을 다했다. 창소프트아이앤아이 김현숙 경영본부솔루션사업팀장은 "2차원(2D) 설계도면을 보면서 수작업으로 산출했던 공사비 산출과 자재 수량·비용 계산 등을 AI와 3D 기술을 통해 자동화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이란 점을 어필했더니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스시테크 도쿄 조직위원회가 특별부대행사로 마련한 '스시테크 챌린지 2024'엔 아시아권 507개사가 참가 신청서를 냈다. 이중 20곳이 치열한 예선을 뚫고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는데 한국 대표로는 유일하게 중고자전거 비파괴 검사와 프리미엄 중고 자전거 인증 솔루션을 개발한 라이트브라더스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로킷헬스케어 부스에 찾아온 방문객이 장기재생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난 김샛별 그래비티벤처스 대표는 한국 VC 대표로 이번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고 했다. 전날 전세계 벤처투자사 100여곳이 참석한 가운데 전야제 격으로 열린 '도쿄투자계획설명회'와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 피칭 대회에 참여한 김 대표는 "기술의 완성도나 대표들의 발표 기량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월등히 앞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해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알게된 계기가 됐다"며 K-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홍보·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창업가의 베이스캠프로 불리는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도 참여했다. 디캠프는 일본 키라보시 컨설팅과 '한일 스타트업 네트워크 활성화' 등 스타트업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총 10개팀이 참여하는 투자경진대회 '디데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 B2B 시장 잡아라"...K-스타트업 종횡무진
15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빅사이트에서 열린 '클라이머스 재팬 엑스포 2024'에 참여한 이모티브 관계자가 일본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에게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ADHD 완화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김태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공동개최된 '클라이머스 재팬 엑스포 2024' 행사장 앞. 오전 10시 오픈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클라이머스 재팬 엑스포는 일본 명함 기반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 산산이 주관하는 행사다.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클라이머스 재팬 엑스포는 규모와 내용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참가기업 수는 300개사로 지난해 11월보다 100여개가 늘었으며,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던 지난번 행사와 달리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의 인수합병(M&A) 전략 등 업무에 필요한 실질적인 팁을 전했다.

이번 행사에 한국 스타트업도 대거 참여했다. △롱기스트 △이모티브뉴로이어즈매스프레소캐플릭스 △이머티리얼랩 △컴플렉시온넥스트페이먼츠 △코넥시 △나와 △샤플앤컴퍼니 애즈위메이크에이든랩 △휴전 등이다. 지난해 11월 6개사에서 14개사로 2배 넘게 늘었다.

한국 스타트업 부스에는 협업을 문의하는 일본 기업 관계자들이 몰렸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렌트카 기반 사스 스타트업 캐플릭스 부스에는 일본 렌트카 관련 대기업이 방문해 서비스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캐플릭스 관계자는 "오키나와에서 시작해 도쿄, 홋카이도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며 "최근 B2B(기업 간 거래)로도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신정민 캐플릭스 대표가 직접 기업설명회(IR) 연단에 오른다.

2019년부터 일본에서 AI 기반 수학 문제풀이 서비스 '콴다'를 운영하고 있는 매스프레소도 B2B 수요를 포착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매스프레소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기업교육이나 학교 관계자들과 많이 만났다"며 "실증사업(PoC) 수요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컸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이모티브는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아동을 겨냥한 디지털치료제(DTx)를 만든다. 관계자는 "현재 일본 초등학교 4곳에서 사용성 경험을 진행 중"이라며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솔루션이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 기반 노년기 어지럼증 진단기기 제조업체 뉴로이어즈의 서규원 대표는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도 노년기 어지럼증은 사회적 문제"라며 "부품 공급회사와 일본 진출을 논의하던 중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판매처 확보를 위한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스시테크 도쿄 2024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도쿄도지사 "앞으로 5년간 유니콘 10배 늘릴 것"
한편, 스시테크 도쿄 행사를 총괄한 요시무라 케이치 도쿄도 스타트업 및 글로벌 파이낸셜 전략 담당국장은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도쿄역 5분 거리에 해외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도 돕는 '도쿄 이노베이션베이스'(TiB)가 오늘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며 "한국으로 치면 코엑스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기술 이전을 위한 국내외 R&D(연구개발) 기관, 자금 공급을 위한 VC(벤처캐피탈), 전세계 스타트업들이 한데 모여 글로벌 네트워킹 중심지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도가 최근 발표한 세계 주요 도시 스타트업 수 순위에서 도쿄는 6위(4307건, 2022년 기준)를 차지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스시테크 도쿄 2024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스시테크 도쿄 2024' 개회사에서 "지난해 말 도쿄 미나토구에 대규모 VC 투자 거점인 '도쿄 벤처캐피탈 허브'를 설립하는 등 투자 강화 및 세제 혜택, 일본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 전문 인재 육성 및 관련 네트워크 구축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5년 간 스타트업 및 유니콘 기업 수, 스타트업 협력 프로젝트를 각각 10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스타트업 관련 예산으로 286억엔(약 2500억원)을 배정했다. 또 시부야구에 연내 딥테크(첨단기술) 분야 연구·개발 거점을 개설하는 한편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와 연계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도쿄(일본)=류준영 기자 joon@mt.co.kr 도쿄(일본)=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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