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바뀐다, 웡 신임 싱가포르 총리 15일 취임
리셴룽 총리 취임 20년 만에 교체
로런스 웡(51) 싱가포르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이 15일(현지 시각) 제4대 총리로 취임한다. 리셴룽 현 총리(72)가 2004년 취임한 이래 약 20년 만에 총리가 바뀌는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웡 신임 총리는 싱가포르 시각으로 15일 오후 8시 대통령궁에서 취임식을 하고 제4대 총리로 공식 취임한다. 싱가포르 인민행동당(PAP)이 2022년 4월 리셴룽 총리 후계자로 웡 당시 재무부 장관을 낙점한 지 2년 만이다. 고촉통 전 총리(83, 2대 총리)와 리셴룽 총리(3대 총리)가 부총리로 각각 5년, 14년 일한 것과 비교하면 최단기간에 최고 지도자가 된 셈이다.
웡 부총리는 1972년생으로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 연방에서 독립한 이후 태어난 첫 지도자다. 웡 부총리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온 이민자였고, 어머니는 교사였다. 보통의 인민행동당 지도자와 달리 정치적 배경이 없다. 웡 부총리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하버드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유학파 관료다.
그는 유학 후 싱가포르에 돌아와 2005년 리셴룽 총리 수석 보좌관을 지냈고, 2011년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문화·공동체·청년부 장관, 국가개발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을 거쳤다. 재무부 장관은 2021년 4월부터 맡았다. 웡 부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구성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에서 공동의장직 맡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22년 4월 부총리로 임명돼, 총리 수업을 해왔다.
웡 부총리는 리콴유 가문 출신이 아니기도 하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고(故) 리콴유 초대 총리는 1959년 6월부터 1990년 11월까지 31년간 집권했다. 2대 고촉통 총리 이후 리콴유 총리의 아들인 현 리셴룽 총리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를 맡았다. 싱가포르는 인민행동당이 정권을 잡은 60년 동안, 단 세 번만 총리가 바뀌었다.
윙 부총리는 기혼이지만 자녀가 없다. AP통신은 웡 부총리의 소셜미디어(SNS)를 토대로 “음악과 개에 관심이 많다”며 “테니스 스타 Roger Federer의 팬”이라고 설명했다. 웡 부총리는 때때로 기타를 연주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 총리 취임 후 과제 산적…”물가·주택난·이민 증가·언론의 자유 제한 해결해야”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번성했지만, 물가가 비싼 도시 중 하나가 됐다. 싱가포르의 경제 발전 속도 역시 위축된 상태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올해 싱가포르의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는데,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에 윙 부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 물가와 주택난, 이민 증가로 인한 과밀화, 언론의 자유 제한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웡 부총리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에 초점을 맞춰 사회 안전망과 재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송업체, 식료품 산업에서는 불평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싱가포르는 부의 불평등에 관심을 두고 관리 가능한 범위 안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웡 부총리는 외국인 노동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리셴룽 총리 재임 기간 싱가포르의 이민자는 135% 급증했고, 이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최저 급여를 인상했다.
아울러 웡 부총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싱가포르의 가장 큰 무역 동반자였지만, 미국 역시 가장 큰 외국 투자자인 동시에 군사 동반자다. 이와 관련해 웡 부총리는 지난해 “이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이익에 따라 결정을 내리며, 우리의 국익은 국제법 원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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