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석래 회장, 집안 전체와 싸운 차남에도 재산 주라는 유언장 남겨

이혜진 기자 2024. 5. 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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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영결식에 효성 임직원들이 참석해 있다. /효성 제공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유언장을 통해 10여년간 고소 고발로 ‘형제의 난’을 이어오고 있는 세 형제를 향해 가족·형제간 화해를 당부하는 유지(遺旨)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조선닷컴 취재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했다. 유언장에는 형제 간의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과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 명예회장의 유언장 작성 사실은 그의 사망 후 장남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등 상속인들에게 통보됐다.

조 명예회장은 유언장에서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달라”고 했다. 또 ‘형제의 난’ 이후 의절 상태인 조 전 부사장에게도 자신이 보유 중이던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직계비속의 경우 상속재산 몫의 50%)을 상회하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했다고 한다.

조 전 부사장은 또 다른 대형로펌을 접촉해 유언장의 진위와 내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측은 “형제간 화해 당부는 생전 꾸준히 강조했었고, 정확한 금액은 확인 어렵지만 ‘차남에도 너무 박하지 않게 재산을 나누라’는 취지가 유언장에 담긴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를 조문 후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효성 형제의 난'을 촉발했던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빈소 전광판에 공개된 유족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연합뉴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효성그룹 일가 장남이자 자신의 형인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 등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고소·고발을 하며 이른바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 이에 맞서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이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자신을 협박했다며 2017년 맞고소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8차 공판이 열렸다. 증인신문에서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한 조현상 부회장에게 조 명예회장의 장례식 빈소 상주 이름에 조 전 부사장이 배제된 이유를 물었고, 재판부가 이를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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