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쥐어짜기에 다 죽을판”…뚝뚝 떨어지는 주가, 월가도 경고나섰다는데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5. 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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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도우인에 밀린 알리바바
분기 순익 1년새 86% 급감
주가 하루새 6% 떨어지기도
한국인 순매수 1위 스타벅스
월가는 목표가 줄줄이 하향
맥도날드·코카콜라도 먹구름
챗GPT
월가에서 알리바바, 스타벅스 등 저가 경쟁업체의 압박을 받고 있는 유통·식음료주 매수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오래 이어지면서 초저가 경쟁 압박이 커진 바람에 수익성 문제가 단기에 수그러들기는 힘들다는 분석에서다.

14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날보다 약 6% 급락해 1주당 79.51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전 회사가 순이익이 급감했다는 내용을 담은 2023회계연도4분기(올해 1~3월) 실적을 발표한 데다 추후 실적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실망 매물이 집중된 결과다.

앞서 알리바바 주가는 중국증시가 바닥을 친 시점을 따라 미국증시에서도 지난 2월초 급락했다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전날인 13일에는 연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분기 실적 주요 내용을 보면 매출과 1주당 순이익(EPS)는 각각 2219억 위안, 1.27위안을 기록했다.

팩트셋 집계 기준 전문가 매출 전망치(2206억위안)는 상회했지만 EPS는 전망치(1.29위안)를 밑돌았다. 해당 분기 순이익(33억 위안)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6% 급감한 영향이다.

알리바바는 순이익 감소에 대해 상장주 투자에 따른 회계적 손실의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에서는 가격 쥐어짜기에 따른 이익 둔화 리스크를 앞서 주목해왔다.

골드만삭스는 바이트댄스 산하 도우인, 테무를 거느린 핀둬둬 등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들이 중국 소비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초저가 판매 전략을 내세운 탓에 알리바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적 발표에 앞서 JP모건은 비슷한 이유를 들어 알리바바 목표가를 기존 105달러에서 100달러로 낮췄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최대 민간고용 기업인 월마트가 긴축 경영 연장 선상에서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한 후 인원 재배치에 나섰으며 최근 5년간 공들여온 월마트 헬스 관련 점포 50개곳도 폐쇄한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14일 전했다.

월마트는 오는 16일 증시 개장 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그간 실적은 월가 기대치를 넘겨왔지만 경영진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인한 저소득층 소비 둔화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작년부터 꾸준히 경고해왔다.

앞서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 경영진도 가격 할인 압박을 언급하며 올해 1분기 회사 매출이 3~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회사는 오는 22일 증시 개장 전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스타벅스 올해 주가 흐름
초저가 리스크는 유통업종 중 식음료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30일에 부진한 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하루 만에 주가가 16% 급락하기도 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 ‘친 이스라엘 기업’ 이미지가 리스크로 부각됐다는 점 외에 미국 내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판매하는 저가 커피와 중국 내 초저가 커피인 코티커피와 루이싱 등과의 경쟁이 격화된 결과다.

중국 내 코티커피의 라테 한 잔 가격은 8.8위안(약 1663원) 인 반면 스타벅스 라테는 30위안(약 5660원) 선이다.

스타벅스 경영진은 저가 커피 수요에 따른 매출 압박을 들어 2024회계연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5~20%에서 7~10%로 대폭 낮추면서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햄버거. [사진 제공=맥도날드]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등 경영진은 실적발표 자리에서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메뉴 가격을 올렸던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저가 메뉴를 원한다는 점이 업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5달러짜리 초저가 햄버거 세트를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스타벅스는 이달 1~14일 한국인 순매수 1위(7971만달러·약 1090억4000만원) 종목에 올랐지만 정작 증권가에서는 저점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최대 소비처인 미국과 중국 내에서 이익 회복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스타벅스 실적 발표 후 JP모건은 회사 목표가를 기존 100달러에서 92달러로 낮췄고 씨티그룹은 95달러에서 85달러로 하향했다.

HSBC 은행은 스타벅스 목표가를 107달러에서 84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맥도날드에 대해서도 JP모건과 트루이스트 증권 등이 목표가를 각각 10달러 낮춘 바 있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양 웡 연구원은 “소비 심리가 저조한 탓에 저가 경쟁이 벌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들이 필연적으로 저가 정책을 내야하지만 외국계 기업의 높은 운영 비용 문제를 감안하면 대응책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프랜차이즈 식당인 난청샹은 최근 3위안(566원) 짜리 조식 뷔페를 출시해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초저가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해당 메뉴는 현지에서 ‘거지들의 식사’라는 자조 섞인 별칭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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