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륜 30년, 팬들 기억에 남아 있는 명승부 5선 [경륜]
1994년 말 개막한 경륜은 1995년 3월부터 본격적인 경주를 진행했다. 이때 경륜 2기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직행한 김보현(은퇴), 원창용(은퇴), 정성기(2기, B3, 일산)는 단숨에 잠실 경륜장을 점령했다. 당시 지역 최강은 창원팀이었고, 경륜의 1인자는 ‘국가대표, 중앙대, 기아자동차 실업팀’ 출신 선수들이었다. 이런 판도는 2008년 조호성이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13년간 이어졌다.
2004년 벨로드롬에 등장한 조호성은 11월 마지막 경주에서 경륜 1위 홍석한(8기, A2, 인천)과 만났다. 홍석한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스프린터에서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유사한 경륜 종목에도 최적화된 선수였다. 명성에 걸맞게 2002년과 2003년 그랑프리 2연패, 성적 1위, 상금 1위를 독식하고 있었다.
두 선수의 대결은 연말 그랑프리 못지않게 큰 화제를 모았다. 우승은 조호성의 차지였다. 신인 조호성이 홍석한을 상대로 심지어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조호성은 홈스트레치부터 선두로 나서며 적절하게 완급조절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을 견제용으로 활용해 시종일관 홍석한을 괴롭히면서 승리를 했다.
홍석한을 무너뜨린 조호성은 그랑프리 3연패를 비롯해 연승 기록 등 경륜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경륜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런데 이런 조호성에게 뜻밖에 천적이 나타났다. 당시 특선에서 준강자 정도로 평가받던 8기 김민철이다.
이날 대상경주에서 조호성을 만난 김민철은 같은 팀 정점식(6기, 은퇴)과 송경방(13기, A3, 동광주)의 뒤를 따르며 거리를 크게 벌리는 ‘차간 두기’ 전술을 시도했고, 뒤따르던 조호성의 속력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완급조절로 타이밍을 빼앗아 막판 추입에 성공했다.
조호성이 2008년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돌연 은퇴를 선언한 이후 경륜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힘 좋은 신예들이 등장하면서 다른 강자 홍석한도 노쇠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권 황태자로 꼽히는 이국동(15기, A1, 신사)이 그랑프리를 우승하며 지역 최강인 수도권의 명맥을 이어가나 싶었지만 이전 선배들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역 패권이 수도권과 경상권으로 양분화되었지만, 두 지역 모두 화력이 예전 같지 못했다.
이런 대혼란을 평정한 선수가 바로 이명현이다. 그가 특별했던 점은 큰 경기이거나 편성이 불리해도 당황하는 모습 없이 침착하게 경기를 진행해 우승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기가 2012년 스포츠서울배 대상 결승이다. 경주 초반 이명현을 최순영(13기, A2, 양주), 이욱동(15기, A1, 신사), 김영섭(8기, S1, 서울 개인), 김현경(11기, S3, 대전 도안)이 마지막 반 바퀴 남은 시점까지 가두었지만 마지막 4코너에서 장기인 ‘이단 젖히기’로 우승을 했다.
정종진(20기, SS, 김포)은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사이클에 입문했다. 아마추어 시절 노력형 선수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선수였다. 경륜 입문 전 생활고로 옷가게 아르바이트도 했었고, 경륜훈련원 재수 등 온갖 시련이 있었다.
이런 정종진이 그랑프리 5회 우승의 기록을 세운 대형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은 드라마틱했다. 정종진이라는 강자의 화려하게 등장한 경주가 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네티즌배) 결승이다.
이 경주에서 정종진은 혼자서 박용범(18기, S1, 김해B), 박병하(13기, S1, 창원 상남), 이현구(16기, S2, 경남 개인),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상대했다. 모두 역대 그랑프리 우승 경험이 있는 강자들이었다. 1대1로 상대해도 우승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무려 4명이나 만난 것 자체가 압박감이 상당해 정종진의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정종진은 대열 후방에 자리 잡은 후 2코너에서 폭발적인 속력으로 이 네 명을 모두 제치고 우승했다. 이 경기를 통해 정종진의 위상이 크게 바뀌었고, 소속팀 김포팀을 최고의 지역팀 반열에 올려놓았다.
한편,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영상을 6월부터 장내 방송 및 경륜경정총괄본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김재범 기자oldfield@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효정 “내연녀만 17명이었던 난봉꾼 남편, 그리워” (물어보살)[TV종합]
- 기은세 수영복 자태+존재감 남달라…美할머니도 쳐다볼 정도 [DA★]
- 김병옥 딸 “아빠 외로움은 이기적”…고조되는 부녀 갈등 (아빠하고 나하고)
- 한예슬, ♥10세 연하 남편과 신혼여행 떠났다
- 김대호, 결혼 소망 “번식하고 싶다” (구해줘!홈즈)
- ‘박미선♥’ 이봉원, 1억 5천만원 외제차 플렉스…“휠 값만 860만원”
- 김정민, 쓰레기 집서 매일 음주→子 방치까지 ‘충격’ (고딩엄빠5)[TV종합]
- 제니, 엉밑살 노출 부끄러웠나…귀여운 하트 모자이크 [DA★]
- 김윤주 “‘권정열♥’ 새벽 4-5시 귀가, ‘과부인가?’ 생각도” (아는 형수)[종합]
- ‘이혼’ 김민재, 전처에 재산분할 80억원→양육비 月 1200만원 예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