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7초 침묵’ 파장…野 “패싱당했다는 의미…자괴감 느꼈을 것”

구민주 기자 2024. 5. 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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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김건희 수사’ 지휘부 교체 후 출근길서 답변 중 침묵
박주민 “표정에서 불만…이제 李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양부남 “7초가 李 전체 검사 기간만큼 길게 느껴졌을 것”
한민수 “김 여사 방탄 그물망 조금 흔들리니 새로 바꿔버린 격”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임명되는 등 검찰 고위직 인사가 단행된 데 대해 전날 출근길에서 '충분한 사전조율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조심스럽게 입장을 이어가던 이 총장은 답변 전후 긴 침묵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인사에서 자신이 패싱 당했다는 걸 얘기한 것"이라는 해석의 주장을 펼쳤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총장에 대해 "침묵했을 때 표정 등에서 굉장히 불만이 많다는 걸 알 수 있고, 멘트도 지금 오는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들고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걸 얘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총장이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이어갈 의지를 밝힌 데 대해선 "검사장급 인사는 전혀 내 생각과 다르다는 걸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속 인사도 모르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건 인사에 대해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 것"이라며 "검찰총장이 수사 지시를 했을 때 안 되면 쓸 수 있는 방법이 인사권인데 '난 그게 없다'. '전 완전히 패싱 당했어요'라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이 인사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불편함을 에둘러 '인사는 인사'라는 식으로 표출한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이번 물갈이 인사에 대해선 "22대 국회가 되면 여러 특검법이 재가동될 가능성이 있으니, 여기에 적절히 방어할 수 있는 약속대련 수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었을까"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고 강조했다.

부산고검장 출신의 양부남 민주당 당선인(광주 서구을)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총장의 7초 침묵엔 어떤 말이 숨어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7초가 이 총장의 전 검사 생활 기간만큼 길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7초 동안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본인의 향후 거취가 연동돼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장 입장에서는 '나는 패싱 당했다' '이 정부 검찰 인사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이러면) 우리 검찰이 영원히 정치적으로 독립할 수 없다. 검찰 이렇게 인사하면 안 된다' 하고 싶었을 텐데 꾹 참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총장이 사의를 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엔 "사표를 냈을 때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에서 칭찬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양 당선인은 "총장이 만일 그러한(정부와 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내고 사표를 던진다고 진보 쪽에서 총장에게 많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임기를 4개월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라며 "만일 초장부터 이랬으면 용감한 총장으로 이렇게 점수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에서는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찍을 것"이라며 "그대로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대로 가면서 '수사는 수사'라는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총장이 상당한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다. 또 표현은 않겠지만 배신감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예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생각 한번 해 보라. '법 앞에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딱 그 얘기 한 마디 나온 뒤로 대통령 비서실장이 만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나"라며 "이원석 총장의 경우도 (김 여사) 소환조사 얘기 나오니까 수족을 다 잘라내고 모든 수사진을 교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본인들과 뜻과 다르게 가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마저도 용납할 수 없다'(고 본 것)"이라며 "김 여사의 방탄 그물망이 딱 있다. 코가 촘촘한데, 그중 코 하나가 살짝 흔들리는 것 같으니 아예 그물을 새로운 것으로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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