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골프장 익사 사고…제주서 노캐디 이용객 카트 몰다 연못에 빠져

임성준 2024. 5. 1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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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익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의 한 골프장에서 카트가 연못에 빠져 골프를 치던 부부가 구조됐으나 남편이 숨졌다.

1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1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골프장에서 카트가 수심 3m의 연못(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제주에서는 지난 2006년 서귀포시 한 골프장에서 50대 골프관광객이 홀 인근의 깊이 3m 연못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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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류형 연못 수심 3∼5m 경사형 ‘위험’

골프장 익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의 한 골프장에서 카트가 연못에 빠져 골프를 치던 부부가 구조됐으나 남편이 숨졌다.

골프장 워터해저드.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1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1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골프장에서 카트가 수심 3m의 연못(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이 사고로 카트를 몰던 50대 A씨 부부가 다른 홀에서 골프를 치던 이용객들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A씨는 맥박과 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닥터헬기로 제주시내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15일 오전 숨졌다. 부인 B씨는 헛구역질 등의 증상을 보였다.

A씨는 경기 도우미 동반 라운딩을 선택하지 않은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하다 카트를 직접 운전한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관계자는 “티잉 그라운드 주변 카트 도로에서 후진을 하다 카트와 함께 연못에 빠진 것으로 안다”라며 “뒷팀 캐디와 이용객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하고 구명환을 던져 구조에 나섰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운전 미숙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지난 2006년 서귀포시 한 골프장에서 50대 골프관광객이 홀 인근의 깊이 3m 연못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제주도 골프장은 당시 이 사고를 계기로 워터해저드 주변에 구명환을 설치하기도 있다.

2015년에는 제주시 조천읍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홀로 운전식 제초 장비를 운행하다 연못에 빠져 사망했다.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국 골프장 곳곳에서 해마다 익사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2022년 전남 순천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여성골퍼가 3m 깊이 연못에 빠져 숨졌다. 2021년 경기도 가평의 한 골프장에서도 50대 여성이 숨졌고 경북 청도에선 50대 남성이 수심 2.5m의 워터 해저드에서 익사했다.

14일 발생한 제주도 골프장 익사자는 경기 도우미를 동반하지 않는 노캐디 2인 라운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홀에서 플레이하던 골퍼들이 발견해 구명환을 던져 이들을 구조했지만 카트를 몰던 50대 골프관광객이 숨졌다. 제주지역 일부 골프장은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은 라운드 전에 이용객들에게 안전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코스 지형 지물에 익숙하지 않은 비회원의 경우 급경사나 커브길 등에서 운전 미숙이나 부주의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골프장에서 익사 사고가 일어나는 곳은 대부분 저류형 워터해저드다. 경관용은 수심 1m 정도로 익사 위험이 거의 없지만 물을 가둬 놓는 저류형 연못은 다르다. 깊은 곳은 수심이 3~5m에 달하고, 폭도 넓은데다 골프화를 신고 있어 수영마저 쉽지 않다. 혼자 힘으로 연못에서 탈출하기는 매우 힘들다.

연못가가 직벽인 곳보다 오히려 경사형이 더 위험하다. 물이 빠지지 않도록 바닥을 시멘트로 만들고, 방수포를 깔아 발버둥칠수록 물속으로 들어간다. 제주도는 특히 물이 잘 빠지는 현무암층 때문에 연못에 비닐을 많이 깐다. 워터해저드는 스프링클러 등 잔디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 안전 펜스 등 시설 보완이 시급하지만 골퍼 스스로 안전에 유의할 수밖에 없다.

제주지역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 조성 당시 해외처럼 노캐디 셀프 라운드를 대비해 카트 도로와 코스를 설계한 골프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오르막 내리막 경사가 많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홀이나 도그레그홀이 있는 경우 노캐디제를 운영하기가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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