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올해도 동일인 지정 피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이 올해에도 동일인 지정을 피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개정 시행령에 따라 예외요건을 충족하는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자연인이 아니라 법인인 쿠팡㈜와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지정했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기업집단 쿠팡과 두나무는 동일인을 법인으로 보더라도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볼 때와 국내 계열회사의 범위가 달라지지 않고, 자연인(김범석, 송치형) 친족들의 계열회사 출자나 임원재직 등 경영참여가 없으며 자금대차·채무보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개정 시행령은 동일인을 판단하는 예외기준으로서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국내 계열회사의 범위가 동일한 기업집단으로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고, 해당 자연인의 친족도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원재직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가 없는 등 사익편취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는 경우에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도 개선 논의의 불을 지폈던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시행령 개정 이후에도 4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해 4년 연속 동일인 지정을 피하게 됐습니다. 그간 공정위는 외국인 총수 지정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한국계 미국인 김 의장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습니다.

시행령 개정에도 김 의장이 동일인 지정을 피하게 되면서 '쿠팡 봐주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특정 기업집단의 이해에 따라서 시행령 개정이 추진됐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오히려 이번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종전에는 뚜렷한 기준 없이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던 기업집단 쿠팡의 경우 이제는 시행령상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김범석 등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명확하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쿠팡 주식회사와 김범석 의장은 시행령상 예외 요건을 인지하고 있고 친족의 국내 계열회사 임원 미재직과 경영 미참여 사실, 그리고 위반 시 동일인 변경 및 제재 가능성에 대해서 명확히 확인하고 서명을 한 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한 쿠팡과 두나무에 대해서는 예외요건의 충족 여부, 계열사 간 부당한 내부거래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 시 엄정하게 법 집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이브, 대기업집단 신규 지정돼
아울러 공정위는 어제(14일) 88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천318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 수는 각각 지난해 82개, 3천76개에서 올해 6개, 242개 증가했습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지정 제외된 바 있습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4천억원 이상인 48개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습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는 지난해와 동일하고,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2천169개)보다 44개 증가했습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교보생명보험, 에코프로이며 지정 제외된 집단은 한국앤컴퍼니그룹과 대우조선해양입니다.

공정위는 케이팝(K-POP)의 세계화,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으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호텔·관광 산업, 의류산업 등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업 주력집단 최초로 지정됐고 카지노·관광업 주력집단인 파라다이스, 호텔·관광업 주력집단인 소노인터내셔널 및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판매업 주력집단인 영원 등이 신규로 지정됐습니다.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기존 10조원에서 명목 국내총생산액(GDP)의 0.5% 이상으로 변경됨에 따라 공정위는 올해 자산총액 10조4천억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습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다소 상향 조정됨에 따라 한국앤컴퍼니그룹(10.38조원)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습니다.

2차 전지와 온라인 유통 등 신산업 성장과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보험사의 공정자산 증가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줬다고 공정위는 전했습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도 순위가 15위 상승(62→47위)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습니다. 쿠팡은 2021년 최초 지정된 이후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에 이어 올해는 지난해 대비 18위 상승(45→27위)했습니다.

회계기준상 보험부채 평가방법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주력집단의 공정자산 및 순위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지난해 지정에서 제외됐다가 올해 다시 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 DB 등 보험업 주력집단들도 순위가 10위 이상 상승했습니다.

아울러 공정위는 기업집단 동원의 경우 기존 동일인에서 김남정으로 지배력이 이전됐다고 판단해 김남정으로 동일인을 변경했습니다.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명목 GDP의 0.5% 이상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 것에 이어 공시대상기업집단도 시장여건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하도록 GDP에 연동하는 방안 등 지정 기준 조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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