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아요"…난리 난 과자 알고보니 '중국산' [이슈+]

중국산 '밀크 클래식 쌀과자' 인기
편의점서 발주 물량 제한·수급 어려움 겪어
온라인서 웃돈 거래도 이뤄져
국내 중국발 식품 수입량 역대 최고치
"가격 조건 1순위로 삼는 소비행태 영향"

밀크 클래식 쌀과자의 인기에 비슷한 맛, 포장지를 갖춘 제품까지 등장했다. 우측 사진 속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제품이다. /사진=제보자 제공

"제가 샀던 지난달 초에는 이 가격이 온라인 최저가였습니다. 최근 지하철역에서 1봉지를 4500원에 파는 것을 보고 허탈했죠. 그 사이에 가격이 내려갔더라고요."

지난달 1일,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 유행한다는 '밀크 클래식 쌀과자(이하 밀크 쌀과자)'를 온라인으로 배송비까지 포함해 3봉지에 2만2700원을 주고 구매했다. 정가보다 60%가량 비싸게 구매한 것이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에서 간식 매장을 운영하는 민모 씨도 밀크 쌀과자의 인기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중간 상인을 통해 제품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면서 "최근에는 유사 제품까지 등장했다. 요즘엔 좀 덜한데 지난달엔 그 제품조차 잘 팔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상단부터) 김 씨가 4월초 1봉지 7000원가량으로 구매한 쌀과자 구매이력과 당근에서 4800원, 5500원에 팔리고 있는 쌀과자의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당근 캡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중국산 수입과자인 밀크 쌀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편의점 브랜드가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과거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나 농심 '먹태깡'처럼 중고거래 앱에서 20%가량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이도 생겼다. 

이 과자는 중국의 '허난 하오이 푸드(Henan Haoyi Food)'가 생산하는 수입과자다. 부드러운 식감과 분유를 연상시키는 맛으로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1봉지당 240g 중량에 맞춰 23~27개 남짓의 쌀과자가 개별포장 돼 있다. 총열량은 1360kcal이며 가격은 4000~5000원 사이다. 편의점 판매가격은 4500원이다. 

유통업계도 공통적으로 쌀과자의 인기를 체감한 모습이었다. 주요 편의점 브랜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밀크 쌀과자는 지난달까지 발주 수량에 제한이 있었다. 한때 주문 1회당 2개로 구매가 제한되거나, 일정 기간 발주가 중지되는 식이다. 아직까지도 제품 수급이 어렵다고 토로한 브랜드도 있었다. 한때 품절 대란을 겪으면서, 지난달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밀크 쌀과자를 판매하는 편의점과 마트 위치가 공유되기도 했다. 

밀크 클래식 쌀과자는 온라인 판로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서비스 화면 캡처

14일 기준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내 '배민스토어'도 서울 지역 기준으로 품절인 상태다. 재고가 3개만 남아있는 편의점도 있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4800원이나 2봉지 1만1000원에 웃돈 붙여 판매하는 이들도 보였다.

중국산 과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산 과자 등 가공식품이 식탁을 점령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과자, 조미료, 빵, 라면 등 가공식품의 수입량은 모두 품목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밀크 쌀과자가 속해있는 품목인 '쌀과자'의 수입량은 지난해 5754톤(t)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0.4% 증가한 수치다. 

마라탕 열풍도 중국산 식품 수입량 증대에 영향을 끼쳤다. 마라탕·훠궈 등 관련 소스 및 혼합 조미료 수입량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8만250t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9년보다 약 22% 늘었다. 이외에도 지난해 중국산 빵 수입 물량은 3133t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산 라면 역시 지난해 1984t을 기록해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국내로 들어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식품의 인기에 '가격 요인'을 꼽았다. 그는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가격을 구매 요인의 1순위로 삼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있다"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용량이 큰 중국산 수입 과자가 국내서 빠른 속도로 유통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쌀과자, 마라탕 등과 같은 유행 식품은 SNS를 통해 1020 세대 등 젊은 층 사이에서 퍼지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중국산 식품 인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부연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