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이 대통령 서열 버금가는 ‘국회의장’도 결정? 민주 내부는 ‘갑론을박’

변문우 기자 2024. 5. 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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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에 힘 실은 이재명? 우상호 “서열 2위 선출에 당대표 개입은 문제”
秋 국회의장 등극 경우 ‘중립성’ ‘자기정치 가능성’ 등 우려 목소리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명심(明心·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중)'이 추미애 후보에게 쏠리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재명 대표나 지도부가 경선에 개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성토가 나오고 있다. 추 후보의 경쟁자인 우원식 후보는 물론 86운동권 좌장으로 평가받는 우상호 의원까지 "심각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가 단 하루 남은(16일) 국회의장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입장해 당 국회의장 후보자들과 인사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선 개입은 문제" vs "우상호, 선배라도 이건 아냐"  

최근 추 후보는 본인에게 이 대표의 의중이 실렸다며 '이재명 마케팅'을 강조하고 다니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1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도 "당심(黨心)이 곧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며 "당심과 민심을 제대로 수용해 개혁 정치를 해내는 국회로 힘을 모으는 것이 당심을 받드는 것이자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것이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마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후보가 13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 대표는 추 당선인과 여러 차례 만나 "의장 경선은 순리대로 하자. (추 후보가 의장직을) 잘 해달라"는 덕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여야 제1당의 최다선·연장자가 맡아온 만큼 추 후보가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국회의장직에 출마하려 했던 조정식 의원은 추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했고, 정성호 의원도 후보직 사퇴를 하며 '명심'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 내부에선 국회의장 경선에 이재명 대표나 지도부 의중이 투영되는 것을 두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신임 원내대표 선출 과정은 물론 국회의장 경선에서도 사실상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 인사들이 일부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는 후문이 돌면서다. 관련해 당내 중진인 우상호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심각한 문제"라며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인데, 구도를 정리하는 일에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국회의장 경선에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출마했다가 중도 하차한 것도 언급하며 "5·6선이나 되는 중진 의원들이 중간에 드롭(drop·경선 포기)하는 모양을 보며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만약 박찬대 원내대표나 이재명 대표, 또는 가까운 분들의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계속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굉장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다만 두 분이 어려워서 레이스가 안 될 것 같아 드롭 했다면 본인 자유니까 문제 될 게 없다. 그런데 자꾸 누가 관여했다고 한다면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강경파인 추 당선인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철 등을 외치는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장이 되시겠다고 나오신 분이 이런저런 정치적 쟁점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은 좀 삼가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의원 등의 반발에 친명계 지도부도 가만있지 않았다.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우상호 선배를 좋아하지만 이건 아닙니다"라는 글을 통해 "후보 선출 관련 아쉬움과 주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직접 대응하지 않았지만 우상호 의원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 당원 게시판 등에는 우원식 후보를 향해 "무슨 배짱이냐"며 국회의장 후보직 사퇴를 압박하는 글도 올라왔다.

친명 내부서도 '秋 딜레마'…"어디로 튈지 모르는 돈키호테"

당내 일각에선 추 후보의 국회의장 등극을 두고도 우려 나온다. 지금껏 추 후보의 정치행보를 보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확실성' 리스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추 후보는 '노무현 탄핵 정국'과 '환노위 사태'는 물론, '문재인 저격' 등 돌연 태도 변화를 하며 예측할 수 없는 '자기 정치'를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또 '중립은 없다'고 선언한 만큼 각종 정국에서 여야 간 이견이 발생할 경우 국회의장으로서 조율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특히 친명계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의 입장에서도 추 후보의 리스크가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시사저널에 "이 후보 입장에서 봐도 추 후보는 두 가지 리스크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노무현 탄핵 정국' 등 결정적 순간에 '자기정치'를 한다는 점, 두 번째는 추 후보는 통제가 안 되는 돈키호테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라며 "거대야당을 이끄는 이 대표로서 추 후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의장 경선이 단 하루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 같은 목소리들이 국회의장 경선 당락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원내 1당인 민주당은 오는 16일 오전 당선인 총회를 열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를 일정대로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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