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1층에 10억 '미디어아트 폭포' 설치…반응 분분

사업 규모 30억→20억→10억…교부세 반납 위기에 청사 설치 결정
"애물단지 될 것" 우려에 광주시 "최대한 효과 내겠다"

광주시청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시가 청사 1층에 10억원을 들여 대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설치하기로 해 반응이 엇갈린다.

시의회 반대 등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사업 규모와 설치 장소를 두고 효과가 있을지 전망이 분분하다.

15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 도시로 정체성을 강화하는 취지로 2022년 3월 행정안전부에 미디어아트 폭포 조성 사업 특별교부세를 신청해 10억원을 받았다.

광주시는 시비 20억원을 더해 도심 랜드마크가 될 대형 작품을 설치하려 했으나 세수 부족과 장소 선정 문제에 맞닥뜨렸다.

시는 지난해 총 30억원이던 사업비를 20억원(특교세 10억원·시비 10억원)으로 줄여 예산안을 편성했으나 시의회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다.

시는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시비 투입 없이 특교세만 사용하는 예산안을 재차 편성했다.

특교세 중 5천만원은 이미 용역비로 사용했으며 LED와 운영 서버 설치비 6억원, 콘텐츠 비용 3억5천만원을 편성했다.

사업비가 30억원에서 20억원, 1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설치 장소도 실외에서 광주시청사 내부로 바뀌었다.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최근 1차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전형적인 눈먼 예산"이라며 재차 삭감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되살려 예산은 결국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4월까지 특교세를 사용하지 못하면 지방교부세 페널티(감액)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청 1층 열린청사 공사 현장 [촬영 장아름]

지역 사회에서는 준비도 없이 예산부터 따고 보자는 식의 행정 사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오주섭 광주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은 "처음부터 10억원을 들여 시청 내부에 작품을 설치하겠다고 했으면 받아들여졌겠는가"라며 "광주시가 허술하게 행정을 하고 시의원들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빛의 예술인 미디어아트를 야간 방문객이 없는 시청 내부에 설치하기로 한 것을 두고 활용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연간 수천만원의 관리비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시청 앞 광장 조형물 '기원'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시는 광주 미디어아트 플랫폼(GMAP) 건물, 김대중컨벤션센터, 지하철역 등 시민이 밤낮으로 접할 수 있는 장소를 모색했으나, 사업 대상지가 시유지로 제한되고 예산이 줄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통행인과 차량 운전자 시야 방해나 빛 공해가 없어야 하고, 시유지에만 설치할 수 있어 현재 진행 중인 열린 청사 공사와 함께 시청 내부에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수용했다"며 "예산 범위 안에서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