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정체성 확고히 하겠다”는 국민의힘, 아직 정신 못 차렸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2024. 5. 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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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정치를 읽다]

● 반성 첫걸음, 尹 책임 묻기
● 독선·불통에 떠나간 중도 마음 다시 돌려야
● 레임덕 앞당길 野 특검법 공세, 정권 차원 위기
● 반성 없인 2026 지선·2027 대선 패배 자명
● 총선 평가 결과 = 보수 미래 가늠쇠

[Gettyimage]
큰 선거가 끝나면 정당들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 작업을 한다. 승리한 쪽보다는 패배한 쪽의 평가 작업이 더 관심을 모으곤 한다. 패배의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규명하는 작업이 갖는 민감성 때문이다.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대체 어쩌다가 그토록 최악의 참패를 당했나'라는 질문에 진단을 제대로 하고 답을 찾는 일은 앞으로 국민의힘과 보수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 데 전제가 된다. 그래서 누가 선거 평가 작업을 하는지를 둘러싸고 당 내부에서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한 뒤, '친문'에 비판적이던 한상진 당시 대선평가위원장이 평가 작업을 맡아 보고서를 내는 과정에서 당내 주류-비주류 간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주류보다는 비주류나 객관적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작업을 맡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래야 아전인수식 해석을 피하고 성역 없는 냉정한 진단과 평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총선 TF, 성역 없이 평가해야

5월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TF 전체회의’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 백서 TF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4월 26일 국민의힘은 조정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총선 백서 TF(이하 TF)' 인선을 완료하고 평가 작업에 들어갔다. 조정훈 위원장은 진영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부위원장으로 선임하고 18명의 당선인과 낙선인을 참여시켰다.

특히 수도권과 호남·충청에 출마했던 인사들을 대거 위원에 포함시켰다.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곽규택(부산 서·동) 당선인과 이상규(서울 성북을), 호준석(서울 구로갑), 정승연(인천 연수갑), 김정명(광주 북갑), 류제화(세종 세종갑), 김종혁(경기 고양병), 박진호(경기 김포갑), 김효은(경기 오산), 김진모(충북 청주서원) 등 전 후보들이다.

그리고 이윤정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이효원 서울시의원, 정진우 케이스탯리서치 이사, 전인영 데이터분석 영성 대표,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 등 각계 인사들도 TF에 참여했다. 곽규택 당선인을 제외하고는 비영남권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평가 작업은 텃밭인 영남권의 시각이 아닌 수도권 중심 시각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TF의 이 같은 인선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주류의 관점에 구속당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서 패배 원인을 찾아보겠다는 조 위원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조 위원장은 '시대전환'이라는 제3지대형 정당을 하다가 지난해 9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중도보수 성향 정치인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의 영남권이나 '친윤' 주류와는 선거 결과를 진단하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TF를 만들면서 "환부를 제대로 알아야 수술을 잘할 수 있듯이, TF는 당선자와 낙선자 등 당내 인사 외에 정치권 중도와 진보의 목소리도 담을 것"이라고 한 국민의힘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 조건과 성향을 가진 조 위원장이 평가 작업을 이끌게 된 것은 참패의 원인이라도 제대로 정리하고 가야 이후를 기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TF는 5월 2일 첫 회의를 열고 6월 중하순까지 총선 패배 원인 분석과 개혁안 도출 등 주요 과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조 위원장은 "전당대회에 개혁안을 제시하고, 당 개혁을 위해 어떤 후보가 당의 체질 개선을 잘할 수 있는지 논하는 담론의 장으로 전당대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TF는 공천, 공약, 조직·홍보, 전략, 여의도연구원, 당정관계·현안 등 6개 평가 소위를 두고 국민의힘 출마자 전원과 보좌진, 당직자, 출입기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치적 비중이 높은 인사들에 대해서도 비공개 심층 면접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점이다. 조 위원장은 "필요시 공관위원장, 정책위의장, 비대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심층 면접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담으려 한다"고 밝혔다.

TF의 이러한 구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이미 사퇴한 상태고, 대통령실 인사들이 면접에 응할지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 자칫하면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사이 패배 책임을 둘러싼 공방전으로 갈 수 있는 사안이기에 TF의 활동 범위는 앞으로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대통령실이 불편하더라도 성역 없는 평가 작업에 함께 임해야 함은 물론이다.

불통·독선 尹 책임 따지는 일이 첫 번째

4월 1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TF의 평가 작업은 국민 앞에서 반성문을 쓰는 행위다. 자신들이 어떻게 했기에 민심으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당했는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할 책임이 따른다. 그 작업은 스스로에 대해서는 가장 아프게, 국민에 대해서는 가장 겸허하게 성찰하는 모습이 바탕에 깔려야 하는 일이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국민의힘이 앞으로 쓰게 될 반성문에는 3가지 필수적 내용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첫째, 총선 패배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가리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여당의 총선 참패가 정권 심판의 의미였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 2년간 불통·독선의 일방적 통치로 일관한 윤 대통령에 대해 국민이 화가 나서 투표장으로 갔던 결과다.

윤 대통령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불과 약 6개월 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민심은 정권 심판을 선택하면서 분명히 경고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윤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 결과는 총선 참패로 나타났다.

형식적으로야 선거를 치른 것이 국민의힘이라고 하지만 그 패배의 책임만큼은 일차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있다. 국민의힘은 집권 2년 동안, 특히 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조목조목 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국민들로 하여금 여당이 문제의 소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 그 내용이 빠진 반성문은 아무리 화려한 수사로 포장한다고 해도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돌아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통과 독선의 통치를 하다가 탄핵까지 당한 것이 불과 7년여 전의 일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계기가 있었지만, 그 바탕에는 수년간에 걸친 통치 방식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었기에 그런 미증유의 사태로 폭발한 것이었다. 그때 보수정당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고, 궤멸적 상황을 딛고 몇 차례의 선거 승리를 통해 와신상담 재기를 하는 듯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불호 여론 덕분에 간신히 정권을 다시 잡은 보수정치 세력이 또다시 같은 이유로 심판당한 광경은 망각의 늪에 빠진 어리석음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이같이 어리석은 정치는 단지 윤석열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보수정치가 근본적인 각성과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함을 말해준다.

회생 조건 = 등 돌린 중도층 회복

4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둘째,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불과 2년 만에 등을 돌린 이유를 냉철하게 짚어봐야 한다. 선거는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의 지지를 누가 더 많이 얻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어느 누가 중도층을 폄하하고 무시하더라도 이는 선거의 법칙과도 같은 진리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출됐던 것도 민주당 정권의 '내로남불' 진영정치에 염증을 느낀 중도층이 대거 윤석열 후보를 찍으면서 이뤄진 결과다.

그런데 중도층의 가세 덕분에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가 중도층과 결별하는 '배신의 정치'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다. 합리적 중도 성향 인사들은 '친윤'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됐고, 용산 대통령실은 똑같은 이념과 사고를 가진 우파 인사들로만 둘러싸였다.

윤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이 함께 국정을 논의하니 '보수 우파'가 아닌 국민은 가까이 할 수 없는 정권이 되고 말았다. 보수-중도 선거연합을 통해 불과 0.73%의 득표율 차이로 집권한 정권이 스스로 지지기반을 해체시키고 좁혀버리는 우를 범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작성하게 될 반성문에는 그동안 중도층의 이반을 초래한 국정의 전반적 문제들이 짚어져야 한다.

셋째, 보수정치의 인적 자산이 총동원되지 못한 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개인플레이에 의존해 선거를 치러야 했던 구조적 문제 또한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 아무리 한동훈이라는 인물이 보수정치의 기린아처럼 등장했고 팬덤을 가진 보수정치의 스타였다 해도 총선을 치르는 데엔 초보 정치인일 수밖에 없었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에 매달리다가 집권여당이 제시했어야 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한계였다. 심판론에 맞서 심판론으로 대응하는 것은 야당의 방식이지, 국정을 책임진 여당의 방식이 돼선 안 됐다.

국민의힘의 선거운동이 한동훈 전 위원장의 개인플레이처럼 흘러간 것은 보수 우파 정치세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집권 이래로 국민의힘에서는 '친윤 우대-비윤 배제'의 정치가 계속됐다. 안철수 의원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한 공신이었음에도 계속 변방으로 밀려났고, 나경원 전 의원은 친윤이 아니라는 이유로 당대표 경선에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계속한 유승민 전 의원을 포용하지 못했던 것도, 이준석 전 대표가 결국 탈당하고 개혁신당을 만들게 방치한 것도 결국은 보수-중도 연합을 해체하고 국민의힘의 선거 역량을 크게 저하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권 차원 위기, 대대적 수술 불가피

5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신임원내대표를 비롯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채상병 특검법’ 즉각 수용 촉구 결의문 채택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이러한 내용들은 국민의힘 정치인들만 빼면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아니,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알고는 있지만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이제는 모든 것을 다 꺼내고 밝혀야 할 시간이 됐다. 여당이 최악의 참패를 당해 윤석열 정부는 임기 5년 전부를 여소야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말만 집권 세력이지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입법 하나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처지다.

더 다급하게 된 것은 '채상병·김건희 특검법'으로 대표되는 야권의 특검법 공세다. 이들 특검법은 최악의 경우 대통령실과 윤 대통령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에서 정권의 레임덕이 본격 시작함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 해도 국회 재의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기에 정국의 폭탄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쯤 되면 정권 차원 위기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수준의 반성문이 국민의힘에서 나와야 민심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같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TF의 총선 백서가 공허한 말 잔치로 끝나버린다면 국민의힘의 표류와 혼돈은 계속될 것이고,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 2027년 대선 또한 보수정치 세력에는 힘에 부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중증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필요하면 대대적 수술까지 불사하는 일이다. 약이나 먹으면서 어디 한번 경과를 지켜보자는 식의 처방으로는 보수정치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그러니 국민의힘의 총선 평가와 백서 작업에 성역이 존재해선 안 된다.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면 그가 누구든 문제를 엄정하게 가리는 데서 보수정치의 환골탈태도 비로소 가능해진다.

5월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총선 참패 이후 벌써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건만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와 같은 주문이 과연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싶은 회의감을 낳는다. 위기의 상황에서 새로 당을 이끌게 된 황우여 비대위원장의 말부터가 그러하다. 황 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쓸 데가 없어 땅에 버려지는 만큼,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 보수 가치를 약화·훼손해 사이비 보수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이러한 유혹은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혼란케 하고 분열시킬 뿐이다."

"더 우향우" 외치는 비대위, 아직도 패배 이유 모르나

쉽게 말하자면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자는 것, 즉 더 오른쪽으로 가자는 뜻이다. 대체 총선에서 자신들이 왜 참패했는지를 알고는 있는지 묻게 만드는 광경이다. 다시 말하건대 국민의힘이 패한 것은 '더 많은 보수'를 실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중도'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2년 전 대선을 치를 때 상황과 비교해 보면 쉽게 내릴 수 있는 판단이다. 그런데도 또다시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라는 낡은 레퍼토리를 꺼내 드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모습은 당분간 혼돈의 시간에서 벗어나기 어렵겠다는 비관적 전망을 자초하는 듯하다.

결국은 보수정치의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할 환경이 구축되는지 여부에 국민의힘의 운명이 달려 있다. 오늘날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에서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일방주의적 리더십은 통하지 않음이 확인됐다. 이제 보수정치에서도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섬세·유연·유능한 리더십이 등장해야 한다. 그것을 실현할 인물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나중에 따질 일이고, 지금은 그러한 새로운 리더십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한 담대한 설계를 위해서도 국민의힘은 국민 앞에 통렬한 반성문을 내놓아야 한다. 자신들이 민심을 잃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한 자성, 다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집단적 다짐 없이는 앞으로도 달라질 것은 없다.

22대 총선으로 여야 혹은 '보수 우파'와 '진보 좌파' 간 경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민심이 너무도 쉽게 출렁이는 우리 정치에서 언제나 선거는 다시 원점에서 치러지게 된다. 2년 후 지방선거, 3년 후 대통령선거도 마찬가지다. 그때 연전연패를 통해 보수정치가 다시 궤멸 상태에 처하지 않으려면 가장 불편한 반성문부터 나와야 할 일이다.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해야 국민에게 '좀 봐줄까' 하는 마음이 생겨나지 않겠는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국민의힘의 총선 평가 결과를 보면 보수정치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을 듯하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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