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흑돼지 "할 말 있사옵니다"…좋은 등급 받으려면 비계 많아질 수 밖에

송태희 기자 2024. 5.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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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비계 삼겹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글 갈무리=연합뉴스)]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제주가 생육상 '비계'함량이 많은 특성을 반영하도록 등급 판정 제도 개선에 나섭니다. 

제주도는 일반 백돼지보다 지방이 많은 흑돼지 도체 등급판정 기준 개선을 농식품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습니다. 유통단계에서 이뤄지는 우리나라 돼지 등급은 도축한 후 고기의 무게인 도체중과 등지방 두께에 따라 1+, 1, 2 등급으로 나뉩니다. 

도체중이 83㎏ 이상 93㎏ 미만이고 등지방 두께가 17㎜ 이상 25㎜ 미만이면 1+ 등급을 받습니다. 도체중 80∼93㎏, 등지방 두께 15∼28㎜이면 1등급, 1+와 1등급에 속하지 않으면 2등급 판정을 받습니다.

하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우리나라는 흑돼지와 백돼지를 구분하지 않고 등급판정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는 성장이 느리고 비계가 많은 흑돼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등급판정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흑돼지는 일반 백돼지에 비해 출하 체중에 도달할 때까지 10∼50일이 더 걸리고 성장할 수록 등지방이 두꺼워집니다. 이로 인해 현행 기준에 따라 1등급이나 1+ 등급을 받으려면 흑돼지의 경우 비계량이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2023년 기준 제주 돼지고기 등급 판정 결과 1+ 등급을 받은 일반돼지는 20.7%, 흑돼지는 11.1%입니다. 이외 1등급(일반백돼지 25.9%, 흑돼지 19.8%), 2등급(일반백돼지 53.4%, 흑돼지 69.1%) 등입니다. 

도는 흑돼지 유전적 특성과 경제형질을 반영한 등급판정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며 등급별로 도체중 기준을 9∼13㎏, 등지방두께를 2㎜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도체중 기준을 줄일 경우 비계량이 적은 흑돼지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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