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히잡 안 씌워 징역 8년형' 이란 영화감독, 유럽으로 망명

허경진 기자 2024. 5. 1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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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영화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52). 〈사진=모하마드 라술로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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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란 유명 영화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가 유럽으로 망명했습니다.

현지시간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술로프 감독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눈 덮인 산을 올리며 "이란을 벗어나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라술로프 감독은 그의 대변인 성명을 통해 "길고 복잡한 여정 끝에 유럽에 도착했다"면서 "감옥과 이란을 떠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망명을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근 부당한 판결에 강력히 반대하지만 이란 사법부가 너무나도 잔인하고 이상한 판결을 많이 내렸기 때문에 불평하진 않는다"면서 "탄압의 범위와 강도는 잔혹한 지점에 이르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새 영화 '더 시드 오브 더 세이크리드피그'는 이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라술로프 감독의 영화제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그의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앞서 라술로프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히잡 없이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년형에 태형, 벌금형, 재산몰수형을 함께 선고받았습니다.

라술로프 감독은 2020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사탄은 없다'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지만, 이란 당국의 출국금지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또 그는 2017년 영화 '집념의 남자'로 칸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받았으나 이란의 성직자와 통치자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이란 당국이 수년 동안 라술로프 감독을 반국가 선전 혐의로 기소하고 여권을 압수했습니다.

그는 이후에도 이란 당국을 비판해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다 건강이 악화돼 지난해 2월 석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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