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학생들의 스승의 날..."배움에 나이 있나요"

김이영 2024. 5. 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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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승의 소중한 은혜를 기리는 '스승의 날'이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곳이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배움의 끈을 놓아야 했던 만학도들이 다니는 평생 학교인데요.

늦깎이 학생들이 맞은 '스승의 날', 김이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짧은 쉬는 시간, 칠판을 꾸미는 손이 분주합니다.

학부모 연배로 보이지만 모두 학생들입니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서자, 카네이션을 달아주곤 품에 폭 안깁니다.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두꺼운 돋보기를 걸친 모습까지, 조금은 특별해 보이는 교실.

중년을 훌쩍 넘겨 다시 배움에 뛰어든 늦깎이 학생들이 '아주 특별한' 스승의 날 행사를 준비한 겁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뒤늦게 시작한 학교생활인 만큼 스승의 날이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편지에 꼭꼭 눌러 담은 고마운 마음이 교실을 울립니다.

[선이남 / 일성여고 학생 : 어느새 뜻깊은 스승의 날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헌신적인 사랑으로 이끌어주신 선생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중에도 또래 남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걸 보고 한이 맺혔다던 학생은 이제야 소원을 이뤘습니다.

[박옥희 / 일성여고 학생 : 저는요 지금 나이가 39년생이니까 팔십 여섯이에요. 근데 저는 초등학교도 안 나왔어요. 근데 지금 몸만 건강하면 대학도 갈 용기가 있어요.]

1952년 야학으로 시작한 이 학교에는, 이렇게 형편이 어려워서,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의 끈을 놓칠 수밖에 없었던 여성 만학도 천여 명이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각각 2년씩만 마치면 정규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대학 입학까지 이룬 선배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됩니다.

[성옥자 / 지난해 졸업생(숭의여대 패션디자인과 진학) : 나는 대학교를 꼭 갈 거야, 꼭 할 수 있어, 그런 마음을 가지고 대학을 진학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남다른 학생들만큼, 교단에 선 선생님들의 마음가짐도 특별합니다.

[김은경 / 일성여고 교사 : 나는 존경받는 교사인가라는 것에 늘 물음표를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이 저한테 가르침을 좀 계속 주시고 저도 제가 가진 지식을 탈탈 털어서 여러분한테 드리려고 작정을 했으니까….]

배우고 꿈을 꾸는 데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만학도들,

선생님의 은혜는 꿈과 같았습니다.

YTN 김이영입니다.

촬영기자: 홍성노

YTN 김이영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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