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어려도 선생님" 스승의날 맞은 만학도 학교[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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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형편이 어려워서 공부를 못했어요. 늦게나마 배움의 길로 들어섰는데 선생님이 용기를 많이 주시죠. 나이가 어려도 스승이에요. 선생님께 모든 걸 배우고 의지하다 보니 우상처럼 느껴질 정도죠."
스스로를 고등학교 2학년 열여덟살이라고 생각한다는 차모(70)씨는 "공부하러 모였기 때문에 나이는 무관하다"며 "선생님의 인내심, 고운 심성이 오히려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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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무관…선생님의 인내심 배워야"
선생님도 "인생 선배들 통해 태도 반성"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옛날엔 형편이 어려워서 공부를 못했어요. 늦게나마 배움의 길로 들어섰는데 선생님이 용기를 많이 주시죠. 나이가 어려도 스승이에요. 선생님께 모든 걸 배우고 의지하다 보니 우상처럼 느껴질 정도죠."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고등학교에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만학도 제자들이 담임교사를 위한 작은 행사를 준비했다.
학생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낭독하고, 한목소리로 '스승의 은혜'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몇몇은 코를 훌쩍였고, 또 다른 학생은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일성여고 1층 2학년5반 교실에는 3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학생 40여명이 모였다.
한 학생은 교탁 앞으로 나와 교사 강래경(45)씨의 옷깃에 직접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강씨는 그런 모습을 기쁜 표정으로 바라보며 소리 내 웃었다.
학급장 오복순(73)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미리 적어온 감사의 편지를 읽었다.
"그동안 헌신적인 사랑으로 이끌어주신 선생님께 참으로 감사드려요. 선생님이 늘 우리 곁에서 지도해주셔서 지적으로 성장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우리 마음 속 어머니이자 등불 같은 분이에요."
이 학급 학생 대부분은 강 교사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교사를 대하는 이들의 태도에는 존경심이 묻어났다.
강씨보다 나이가 마흔여섯살 많은 김갑여(86)씨는 "이곳 학생들은 선생님이 자기보다 나이가 어려도 항상 존경하고 존댓말을 사용한다"며 "선생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늘 용기를 주신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고등학교 2학년 열여덟살이라고 생각한다는 차모(70)씨는 "공부하러 모였기 때문에 나이는 무관하다"며 "선생님의 인내심, 고운 심성이 오히려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강 교사 역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제자들과 함께하며 배우는 것이 많다고 했다.
강씨는 "고령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 점점 변화를 싫어하고 현재에 안주하려고 한다"며 "저도 학생분들처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하고 열린 사람, 깨어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서로 가치관이 달라 생기는 갈등 상황에서 학생분들이 제 생각보다 더 나은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시곤 한다"며 "같은 반 친구 집에 일이 생기면 다 같이 몰래 도와주기도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고령생 수험생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정자(83)씨가 참석해 후배 학생들에게 공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김씨는 꾸준함을 강조했다.
일성여고는 2년제 학력인정 고등학교로 한 학급당 40명씩 총 12개 학급이 있다. 배움의 시기가 늦어진 여성들은 이곳에서 함께 공부하며 수능을 준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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