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 K-드라마②] 회당 10억 or 차기작 無…빈익빈 부익부 배우 몸값

공미나 2024. 5.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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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고현정 등 "작품 하고 싶어" 토로
"최근 문 닫는 매니지먼트사도 많아져"

배우 이장우는 최근 유튜브에서 "드라마 판이 개판"이라며 업계 불황을 토로했다. /유튜브 캡처

글로벌 OTT라는 날개를 달고 K콘텐츠가 해외로 뻗어나가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 미래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이후 제작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며 배우는 물론 제작사, 방송사, 스태프까지 모두가 어려움에 부닥치게 됐다. K콘텐츠 위기론까지 대두된 가운데 <더팩트>가 업계의 현 상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드라마 시장의 불황 속 배우들도 위태롭다. 일각에서는 배우들의 몸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하나 대다수 배우들은 "작품이 없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 배우들 작품 없다는데…한쪽에서는 회당 '억'

배우 이장우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 '장금이장우'에서 "드라마 판이 지금 개판이다. 너무 힘들다. 카메라 감독님들도 다 놀고 있다"며 "드라마가 정말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요즘 그는 드라마 대신 예능과 유튜브에서 더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순대국밥집을 오픈하기도 했다.

작품이 엎어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정경호는 최근 유튜브 채널 '채널십오야'에서 "차기작이 엎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작품이 엎어지는 게) 6~7개라더라. 대본이 좋았는데 아쉽다. 조용히 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같은 영상에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출한 신원호 PD도 "좋은 연출, 작가, 배우가 붙었는데도 엎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라고 말을 보탰다.

이주승도 최근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최근 차기작 두 편이 엎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제 주변에 동료 배우들도 많은데 미팅이나 오디션을 본 친구가 없더라. 그 정도로 작품 수가 줄었다"며 주위 상황을 전했다.

톱 배우들도 업계 불황으로 타격을 입긴 마찬가지다. 고현정도 한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작품이 안 들어온다. 작품이 들어온다면 뭐라도 할 것이다. 꼭 원톱이 아니어도 된다"며 "출연료를 깎아도 괜찮으니 정말 좋은 배우와 함께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작품들을 아직 너무 못했다. 진짜 목이 마르다"고 연기 갈증을 드러냈다.

고소영 역시 유튜브 채널 '오은영의 버킷리스트'에서 "사람들이 왜 연기를 안 하냐고 하는데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주 큰 역할은 아니어도 임팩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작품 출연을 바랐다.

반면 일부 톱스타들의 몸값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최근 드라마 시장의 불황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제작비 증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배우들의 출연료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소위 S급으로 불리는 스타 배우의 회당 출연료는 10억 원을 돌파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주연 배우들의 몸값은 회당 1~2억 원에 불과했는데 소수 톱 배우의 몸값이 급등한 것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해외 시청자가 선호하는 일부 배우들의 몸값을 수직 상승시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배우 정경호도 최근 차기작이 엎어졌다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

◆ 매니지먼트사 "오디션도 거의 없고…S급 빼고 모두 힘들어"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최근 급격히 얼어붙은 드라마 시장에서 톱급 배우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중소 배우 매니지먼트사 대표 A 씨는 "요즘 배우들 몸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이는 소위 잘나가는 배우들의 이야기"라며 "제작되는 작품 수가 줄어서 캐스팅 경쟁이 치열해졌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S급 배우가 아닌 이상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사 관계자 B 씨는 "과거 배우들이 미니시리즈를 주로 선호했다면 이제는 일일드라마도 가리지 않는다. 또 과거와 달리 이제는 '무조건 주연이 아니어도 괜찮다'며 조연이라도 작품에 들어가길 원하는 배우들이 많다"고 했다.

신인급 배우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A 씨는 "작품 자체도 줄었지만 배역 오디션 기회는 더욱 줄었다"며 "요즘은 감독들이 특정 배우를 픽해서 '이 친구 한번 보자' 이런 경우가 아니면 신인들이 괜찮은 작품에 들어가는 게 정말 힘들다. S급 배우를 가진 회사의 힘이 크다 보니 오디션을 보던 배역도 끼워팔기가 많아져서 오디션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B 씨는 "신인 배우들이 일이 줄어서 있는 신인들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실을 깨닫는 신인 배우들이 있는 반면, 일부는 '우리 회사가 힘이 없나?'라고 생각해서 회사 탓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을 닫는 회사들도 많아졌다. B 씨는 "주위에 투자가 끊기거나 문을 닫은 중소 회사가 많다. 작품만 줄어든 게 아니라 불경기가 이어지며 배우들의 광고 수입도 줄었다"며 "어떤 회사는 현장 매니저를 대부분 내보내고 대표가 직접 배우 현장을 다니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점점 더 큰 회사들만 살아남고 작은 회사들은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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