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전성시대[편집실에서]

2024. 5. 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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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수 편집장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혹시 이 노래를 기억하시나요. 제목은 몰라도 가사와 멜로디를 아시는 분이 꽤 많을 겁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흥얼거리실지도 모르겠네요. 이 노래는 아동문학가이자 동요 작곡가인 정근(1930~2015)이 만든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입니다.

아이들이 흥겹게 부르는 동요로 잘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이 노래의 가사에 더 크게 공감하는 사람들은 정치인일 겁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부고 빼고는 어떤 이야기도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면 좋아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매체 노출을 좋아합니다. 높은 인지도가 곧 선거에서 득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겠죠.

이런 정치인들에게 유튜브는 날개나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4월에 치른 총선 출마자 대부분이 자신의 이름을 딴 ‘○○○TV’를 유튜브에서 운영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우리 동네에 출마한 정치인들의 이름을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니 바로 ○○○TV가 나옵니다.

주간경향 1578호에서는 이른바 ○○○TV로 대표되는 정치인들의 유튜브 활용법을 살펴봤습니다. 앞서 2020년 21대 총선이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진행되면서 유튜브 등 미디어를 활용한 유세는 대세가 됐습니다. 이런 흐름은 코로나19가 물러난 이번 총선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정용인 기자가 이번 총선 당선인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유튜브를 운영했습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출마 후보들은 예외가 없었습니다.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은 유권자와 손쉽게 소통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의 인구 하한선은 13만6600명, 상한선은 27만3200명이었습니다. 대략 지역구마다 유권자가 10만~20만명 있다는 말입니다. 이들을 모두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는 없으니 유튜브는 가장 큰 창구가 됩니다. 무엇보다 후보자가 직접, 비교적 긴 호흡으로 자신의 정책과 생각을 펼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정책 설명부터 대담, 생방송까지 다양한 형식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물론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습니다.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을 통한 소통은 여론 양극화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기존 지지자들과 소통이 강화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차단하는 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 유튜브 전성시대와 함께 정치 양극화의 선봉에 선 정치 시사 유튜버 문제를 별도로 다룹니다. 지난 정권에서는 이른바 ‘우파 코인’을 둘러싼 보수 유튜버들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요즘은 반대로 ‘좌파 코인’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특정 정치 세력을 대표하는 일부 유튜버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는 중입니다. 각자 진영에 스스로 자신을 가두고 목소리만 높이는 경향은 더 심해졌습니다. 결국 어떤 도구든 쓰는 사람에게 그 효용이 달려 있습니다.

홍진수 편집장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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