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도 독도-처절하게 지켜온 동쪽 끝 우리 땅[정태겸의 풍경](66)

2024. 5. 1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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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네 번째다. 처음 독도행 배에 올랐던 게 2013년 여름이었다. 울릉도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잔잔하던 파도는 독도 인근에 이르자 꽤 출렁거렸고, 결국 상륙에 실패했다. 그 뒤로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도전했지만, 연달아 상륙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독도경비대를 위로 방문하는 팀에서 함께하자는 제안이 왔다.

울릉도를 거쳐 아침 일찍 배에 올랐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독도 접안에 성공했다. 첫 입도에 일반인에게는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 독도경비대 숙소 옥상에 올라갈 기회까지 주어졌다. 가파른 해안절벽을 따라 놓인 계단을 오르는 동안 수많은 갈매기가 주변으로 날아다녔다. 경비대 건물 앞쪽 절벽 한쪽에 ‘한국령’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1952년 전쟁을 틈타 독도 점유를 노리던 일본에 맞서 울릉도 주민이 모여 독도의용수비대를 창설했고, 서도의 해식동굴에서 머물며 독도를 지켰다는 설명도 들었다. 그때 그들이 동도를 오가며 바위에 새긴 글자가 ‘한국령’이다.

동도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가장 끝까지 올랐다. 맞은편으로 서도가 웅장한 모습을 오롯이 드러냈다. 한반도 동쪽 끝의 우리 땅. 처절하게 지켜온 그 땅의 모습이 찾아온 사람의 가슴에 ‘한국령’이라는 세 글자와 함께 각인돼 버렸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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