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외국인 노동자의 한국 정착 ‘도우미’[우정 이야기]

2024. 5.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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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우체국 직원이 지난 5월 2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특화훈련 중인 외국인 노동자에게 알뜰폰, 체크카드, 국제특급우편(EMS) 등을 안내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조선업이 오랜 불황을 벗어나 최근 호황기를 맞았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 이후 3년 만에, 삼성중공업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영업손실 규모를 2022년 1조6136억원에서 지난해 1965억원으로 줄였다.

조선 3사는 올 1분기에도 각각 연결기준 1602억원, 779억원,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하거나 흑자 폭을 키웠다. 조선업이 살아나기 시작한 2021년과 2022년 수주 물량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증가와 미·중 갈등 및 달러 강세까지 더해 15년여 만에 최대 호황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가 인력난이다. 업계가 과거 침체기에 구조조정으로 덩치를 줄인 후 국내 신규 인력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조선업 신규 충원 인력 중 외국인은 1만2359명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울산조선소가 있는 울산 동구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6978명으로 1년 전보다 2989명(74.9%) 늘었다.

외국인 노동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국내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하는 게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면서 우정사업본부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 연말까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협업해 공동훈련센터에 입교하는 비전문 외국인력(E-9)에 국내 적응에 필요한 물품을 지급하고, 우체국의 우편 상품과 금융서비스를 안내한다.

E-9 비자는 비전문 취업(단순 기능직) 요건을 갖춘 자에게 제공하는 체류 자격이다. 국내 고용주가 노동부에 허가 신청을 하면, 외국인은 고용주와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취업기간은 기본 3년, 최대 4년 10개월이다.

거제조선소는 외국인 노동자 입국 후 초기 3~4주 동안 조선업에 필요한 기술훈련과 산업안전교육 등을 하고 있다.

거제우체국은 지난 5월 2일 거제조선소를 찾아 외국인 노동자 20여명에게 의약품·식료품 키트를 제공하고, 우체국 알뜰폰 서비스, 체크카드, 국제특급우편(EMS) 이용 방법 등을 안내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페르디나요가씨(31)는“우체국에서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 주고, 고향으로 보낼 EMS 할인요금도 알려줬다”면서 “한국 생활이 낯설지만 우체국에서 도움을 줘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90일 미만 단기체류하는 외국인도 여권을 갖고 우체국에 가면 예금계좌를 만들 수 있다. 90일 이상 장기체류자가 여권, 외국인등록증을 가지고 우체국을 방문하면 예금계좌, 현금카드, 전자금융서비스를 신청해 이용할 수 있다.

보험은 장기체류 비자가 있고, 약관과 청약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어 능력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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