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책과 더 친해져요'... 군포 그림책꿈마루

조혜정 기자 2024. 5.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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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_공간의 재발견

5월은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족을 위한 날이 많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그림책 도서관으로서의 역할과 전시 및 카페가 갖는 휴식 공간이 있어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군포 그림책꿈마루를 소개한다.

군포 그림책꿈마루 입구. 도서관 제공

■ 한국 그림책의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

지난해 9월 개관한 군포 그림책꿈마루는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다. 지하 1층의 주요 시설물은 열람실(그림책움), 아카이브실, 전시실(상설, 기획), 수장고, 수정원 등으로 열람실은 483㎡에 그림책 1만8천28권을 갖추고 있다. 그림책 특성상 대여는 불가하나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외에도 어른 그림책, 해외 그림책 원서, 국내 그림책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서관 내에서 자유롭게 열람 가능하다.

아카이브실은 기획전, 체험, 교육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 희귀 도서, 그림책 기증본 도서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림책꿈마루가 제시하는 ‘한국 그림책의 흐름’에 따르면 우리나라 그림책은 세종 16년에 편찬한 ‘삼강행실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후 광복 직후인 1946년 발간한 ‘토끼와 원숭이’는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첫 단행본 그림책으로 이 책의 원화와 신문기사, 해석 등이 아카이브실에 전시돼 있다.

그림책꿈마루 조성 초기엔 전국의 그림책 작가를 포함해 그림책 관련 인물·단체에서 자료를 기증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림책 콘텐츠 개발 세미나, 한국 창작 그림책 아카이브 구축 운영 등 다양한 학술용역과 세미나, 전시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한국 그림책 주요 작가회 회원 3명과 경기 중부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던 대표 작가 3명 등 총 6명의 구술 채록 영상을 제작해 그림책 기록관으로서의 의미를 갖췄다.

이처럼 그림책꿈마루는 그림책을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 한국 그림책의 역사를 구축하는 기록관,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박물관 기능 등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열람실(그림책움). 도서관 제공

■ 배수지에서 도서관으로

그림책꿈마루가 세워진 터는 1991년 산본신도시 개발과 동시에 군포 배수지로 개발된 곳이었다. 안양 포일정수장에서 끌어온 물을 보관했다가 각 가정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배수지로 개발됐으나 1993년 군포시 관내에 새로운 정수장이 준공되면서 운영이 중지됐고 2005년 3월 잠시 그라운드 골프장으로 조성돼 사용되기도 했다.

2009년 11월 용도폐지 이후 한동안 방치됐고 2017년 시책추진보전금 공모사업 ‘넥스트경기 창조 오디션’에서 대상을 받으며 우승상금 100억원과 시비 76억원 등을 투입해 타당성 조사, 설계공모를 거쳐 전시·체험·교육 등 그림책 관련 문화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그림책꿈마루가 탄생했다.

도서관 곳곳엔 배수지였던 흔적을 남겨뒀다. 배수지에 담긴 물이 각 가정으로 나가는 집수정(배관출구)이 보존돼 있고 배수지를 받치던 기둥은 로비 기둥으로 재활용했다. 또 그림책움 입구 정면에는 물이 들어오던 배관 입구를 동그란 창으로 남겼다.

그림책꿈마루는 ‘한국 그림책의 흐름’을 시기별로 정리했다. 조혜정기자.

■ 전 세대를 아우르는 그림책

우리나라에서 그림책을 비롯한 아동·청소년문학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20년 백희나 작가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2년 이수지 작가가 ‘어린이책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은 단순히 유아를 위한 책을 넘어 문학성, 예술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로 성장하고 있다.

그림책꿈마루도 개관 당시 그림책이 갖고 있는 기존의 교육적 이미지 외에 예술적 가치를 확대하고자 개관 특별전 ‘세상은 얼마나 큰가!’를 올해 2월까지 개최했다. 또 개관일인 2023년 9월 1일 이태수 작가의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를 주제로 한 그림책 세상 북 토크를 열었다. 배경이 군포시 산본인 작품으로 군포시민 100여명과의 대화가 더 큰 의미를 가졌다.

한편 그림책에 대한 역사를 이해하고 연령별로 그림책 감상과 체험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뿐 아니라 초중고교 및 대학생, 성인 등 10인 이상의 단체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유료 프로그램으로 관람 시간 및 코스에 따라 나뉜 꿈 코스, 꿈마루 코스, 미소 코스 등 3개 코스 프로그램을 연중 접수할 수 있다.

그림책꿈마루는 ‘그림책=어린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을 구비하고 있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 외 평소 만나기 힘든 독립출판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읽고 싶은 주제의 그림책을 사서에게 문의하면 맞춤으로 추천을 받을 수 있다.

한편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관내 지역아동센터 13개소를 방문해 시설마다 그림책을 후원하고 그림책꿈마루 견학코스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6월 2일까지 이태수 작가의 원화 전시 ‘늦은 날개짓, 새잎 틔우다’를 개최해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15점, ‘알록달록 무당벌레야’ 15점 등 총 30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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