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목소리 흉내 낸 그놈 목소리 정말 ‘딥보이스’?…보이스피싱 범행 악용 의혹 수사 중

이승륜 기자 2024. 5. 1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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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성 피해자의 딸 목소리를 흉내 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잡혔다.

이에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조직이 딥 보이스 기술로 B 씨 딸의 목소리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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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성 보이스피싱 피해자 될 뻔 했으나 은행 직원 도움으로 면해
이 여성 경찰에 딸 닮은 목소리에 홀려 돈 건네려 했다고 설명
경찰 AI가 만든 딥보이스 이용 가능성 염두하고 수사 중
Firefly 인공지능(AI)가 만들아낸 인공지능의 모습.

부산=이승륜 기자

60대 여성 피해자의 딸 목소리를 흉내 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잡혔다. 경찰은 인공지능(AI)가 실제 인물의 음성을 만들어내는 딥보이스 기술이 범죄에 악용됐을 가능성을 염두 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인 A(60대) 씨를 공갈미수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시 30분께 부산 금정구의 한 은행 직원이 ‘60대 여성이 현금을 인출했고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신고를 112에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60대 여성 B 씨를 따라가 잠복하던 중 금정구의 한 우체국 인근에서 B 씨로부터 현금 2000만 원을 받으려고 한 A 씨를 검거했다.

앞서 B 씨는 딸 이름으로 저장된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을 받았다. 전화를 건 측은 보이스피싱 조직이었다. 이날 조직은 B 씨에게 딸을 납치하고 있으니 현금 3000만 원을 보내라고 요구하면서 딸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당시 상황에 대해 B 씨는 경찰에 "수화음을 통해 ‘엄마 큰일 났어, 내가 친구 보증을 섰는데 친구가 연락되지 않아 잡혀 왔어’라고 말하는 딸의 음성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확인 결과 B 씨의 딸은 범행 당일 엄마에게 전화한 적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B 씨는 통화 상대방 측이 딸의 것이라고 들려준 목소리가 차분해서 실제 딸의 음성으로 여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조직이 딥 보이스 기술로 B 씨 딸의 목소리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B 씨의 딸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붙잡힌 조직원도 고수익 일자리를 준다는 광고를 보고 현금 수거책 노릇을 한 것일 뿐 조직의 정확한 실체는 모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저장된 통화 내용이 따로 없어서 B 씨가 들었다는 목소리가 AI가 만든 목소리인지는 현재 정확하게 알 길은 없다. 다만 피해자의 진술 등 정황 근거에 따라 딥보이스가 범행에 이용됐는지 의심 만 할 뿐이다"며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등 상선을 찾아내면 모든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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