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교 도서관 ‘유해 성교육’ 도서 2,500 권 폐기 논란

구경하 2024. 5. 1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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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경기도의 초·중·고등학교가 청소년에게 유해한 성교육 책이라며, 각 학교 도서관의 책 2,500여 권을 폐기했습니다.

그런데, 폐기된 책 대부분이 청소년에게 유해하지 않거나, 아예 성교육 책이 아니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경기도 일선 학교가 청소년에게 유해한 성교육 도서라며 폐기한 책들입니다.

정부 기관과 출판계에서 우수도서로 선정했거나, 초등교사모임이 쓴 성교육 책들이 포함됐습니다.

도서관에서 모든 성교육 도서를 치웠다는 학교도 있습니다.

[배정원/박사/대한성학회 명예회장 : "선생님들께도 교육 자료로 쓰이거나 지침이 되는 성교육 책이 뽑힌다는 건 현장 성교육이 굉장히 위축된다는 걸 의미하죠."]

성교육 도서라며 폐기된 책 중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같은 문학작품이나 과학책들도 있습니다.

학교들은 책 폐기가 교육청 지침에 따른 거란 입장입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해 11월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조치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공문을 보내면서 도서 목록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보수성향 학부모단체의 기자회견을 전한 기사 목록을 참고하라고 보냈습니다.

[A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지침이 왔으니, 조금이라도 소지가 있어보이면 이 기회에 그냥 폐기하자고 협의가 결론이 났거든요."]

모호한 기준에 학교들이 책을 광범위하게 폐기하면서 보수 단체가 요구한 43종을 포함해 517종의 책, 2,500여 권이 경기도 초중고 341개 학교 도서관에서 사라졌습니다.

[권혜진/한국학교사서협회 : "책을 볼 권리를 누가 함부로 규정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린 학생들이라고 해서 볼 권리를 침해하는 거거든요."]

폐기된 책 가운데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에서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된 책은 1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 김형준/영상편집:오대성/그래픽: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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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 기자 (isegor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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