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칼’을 아시나요…우산·칼·가위 수리서비스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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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우리 동네 칼갈이·우산수리 센터'.
서울시 자치구가 진행하는 우산·칼·가위 수리 서비스가 생활밀착형 사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악구 남현동에 사는 이민숙(40)씨는 한겨레에 "해마다 우리 동네에 수리센터가 열리면 결혼할 때 친정엄마가 사준 칼이랑 망가진 우산을 가지고 간다. 사람이 많을 땐 오전에 마감이 끝날 때도 있어 서비스 일정이 공지되면 '오픈런'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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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살이 부러졌는데 고칠 수 있을까요?”
지난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우리 동네 칼갈이·우산수리 센터’. 동네 주민 정정례(77)씨가 부러진 양산을 가져왔다. 한때는 화사함을 자랑하며 주인의 피부미용을 책임졌을 손때 묻은 낡은 양산이었다. 양산을 건네받은 수리기술자 김대중(54)씨가 이리저리 양산을 돌려보더니 능숙하게 파손된 양산살의 관절 부위를 분해하고 새 부품을 갈아 끼웠다. 부서진 우산살을 해체해 확보한 재활용 부품들이었다.
김씨는 “하루 40개 정도 우산을 고치는데 작동 스위치가 고장 나거나 살이 부러진 게 가장 많다. 도저히 못 고치는 우산은 분해한 뒤 다른 우산을 고칠 때 부품으로 유용하게 쓴다”고 말했다. 옆자리에서 작업하던 칼·가위 수리 전문가 최윤석(61)씨는 “칼날이 다 닳아서 못 쓰는 상태인데도 정이 들어 못 버리고 고쳐달라 가져오는 어르신도 있고, 저 멀리 강원도 양구로 이사 갔다가 서울로 나들이 온 김에 가위를 고치러 일부러 찾아오는 분도 있다”며 “고치고 나면 고맙다며 음료수를 사 오기도 해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서울시 자치구가 진행하는 우산·칼·가위 수리 서비스가 생활밀착형 사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치구만 강북·관악·동대문·성동구 등 10곳에 이른다. 자원을 재활용하면서 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일자리도 창출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1석3조’ 사업이다. 한곳에서 고정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라, 지역 내 주민센터와 복지관 등을 돌아가며 ‘찾아가는 서비스’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2017년부터 8년째 이 사업을 진행 중인 동대문구는 2023년 한해 동안에만 2만8982건의 수리를 완료했다.
이용자들은 고물가 시대에 가계 지출을 절감하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이 사업의 장점으로 손꼽는다. 관악구 남현동에 사는 이민숙(40)씨는 한겨레에 “해마다 우리 동네에 수리센터가 열리면 결혼할 때 친정엄마가 사준 칼이랑 망가진 우산을 가지고 간다. 사람이 많을 땐 오전에 마감이 끝날 때도 있어 서비스 일정이 공지되면 ‘오픈런’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용해본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관악구 일자리벤처과 신수정 주무관은 “지난해 주민 400명을 상대로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70%가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한번 이용해본 주민들이 입소문을 내 찾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고령자와 경력단절자 등 취업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크다. 강북구 일자리청년과 김인화 팀장은 “저소득층 공공일자리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수리 기술을 배울 수 있는데다 망가진 물건을 고친다는 점 때문에 일하는 분들이 보람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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