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 심각한데…'정신장애' 소아·청소년의 6.6%만 도움

이상미 기자 2024. 5. 14. 19: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100명 중 16명은 정신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고, 7명은 현재 정신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어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도움을 받은 비율은 6.6%에 그쳤는데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첫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제들을 짚어봅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실태조사 

전국 단위 첫 실시 


16.1% ‘정신장애’ 경험 있어  

현재 ‘장애’진단 7.1% 달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 6.6% 그쳐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 여전 


첫 실태조사의 의미와 과제는? 




------




서현아 앵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김붕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의 첫 실태조사 연구를 맡으셨습니다.


이번 조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김붕년 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저희가 2022년 초에 시작해서 한 1년 6개월 동안 전국에 걸쳐서 한 6천여 명의 전국 대표 표본을 대상으로 해서 연구가 진행되었고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전체 소아·청소년군을 모두 대상으로 했고, 남녀를 또 적절한 균형을 맞춰서 채집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국가대표성이 확립된 그러한 표본을 대상으로 해서 첫 번째 전국 규모 유병률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되겠습니다.


또 하나는 단순히 유병률만을 조사한 게 아니라 부모님과 아이들이 스스로 평가한 여러 가지 관련된 요인들 특히 위험 요인들에 대한 평가가 같이 진행됐다는 것이 중요한데요. 


위험 요인들을 알게 되면 그 위험 요인들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하거나 또는 궁극적으로는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까지 기획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자료가 마련됐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굉장히 의미 있는 연구인데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가운데 정신장애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이 16.1%로 나왔어요.


조사 결과에서 또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김붕년 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16.1%는 그 아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평생 유병률, 그러니까 과거, 현재를 통틀어서 진단받은 비율이고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시점에서 몇 퍼센트 정도가 정신장애 진단을 갖고 있느냐라고 하는 시점 유병률인데요.


그 시점 유병률은 한 7%로 나왔습니다. 


그 의미는 현재 시점에서 당장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100명 중에 한 7명 정도가 된다는 얘기니까요.


물론 그것도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정도의 치료 필요성을 갖게 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겠고요.


저희들이 진행했던 과거 서울 지역의 연구나 또는 4대 권역 연구를 통해서 확인됐던 것에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 불안장애 그리고 틱장애, 청소년에서는 섭식장애라고 해서 먹는 행동들이 너무 억제돼 있거나 너무 조절하려고 하는 그런 섭식장애 문제가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는 걸 이번에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요인들이 아마도 스트레스 증가랑 관련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고요.


관련된 위험 요인들을 지금 분석 중에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한 문제 행동과 위험 요인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자살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김붕년 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아동기에 비해서 확실히 청소년기에 현격하게 자살 사고, 자살에 대한 생각이죠.


그리고 자살 행동이 증가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었고요.


그거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그런 연령별 경향성을 보이는 것과 일치하는 소견이고요.


저희 나라에서 특이한 점은 많은 경우 청소년기에 여성 청소년들의 자살 사고와 자살 시도 같은 것이 더 높은 데 비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남자 청소년들에서도 거의 동등한 수준의 자살 사고, 생각과 또는 자살 행동과 같은 위험 행동들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어서 남녀 비율이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의 의미는 남자아이들이 갖는 우울증의 리스크뿐만 아니라 충동성 문제, 그리고 남자애들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의 정도나 강도가 굉장히 높은 비율로 나타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자살 이외의 자살에 연관될 수 있는 또 하나 걱정이 자해 행동인데요.


자해 행동의 빈도나 이런 내용들도 남녀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를 경험한 소아 청소년 가운데 실제로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이 낮다고 지적하셨습니다.


해외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어떤 수준입니까?


김붕년 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을 받은 비율이 굉장히 다른 나라에 비해서 낮은데요.


정신건강 문제가 있을 때 그러면 정신과 치료나 또는 소아과 치료나 또는 상담센터에서의 상담이나 모든 걸 통틀어서 해보신 적이 있는가라고 하는 비율에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6~7% 정도만 그렇다라고 답변하셨습니다.


근데 하지만 구미 선진국, 예를 들면 유럽이나 미국의 통계를 보면, 평균적으로 30~40% 정도가 정신건강 문제가 있을 때 도움을 받았다라고 답변을 주시거든요.


그거랑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에서의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실제로 도움받는 비율이 6분의 1밖에는 안 된다는 얘기죠.


그렇다는 건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우리가 빨리 찾아야 되고, 부모님들이 그런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이나 지원을 해드려야 된다는 걸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김붕년 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하나는 아이들의 정신건강 문제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치료를 받아야 될 만큼 심각하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있으시고 또는 저절로 좋아질 거니까 기다려 보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신 비율도 꽤 높으셨습니다.


그것은 아이의 변화에 대한 기대 긍정적인 기대라고도 볼 수 있지만 정신건강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시는 그런 문제하고도 관련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중요한 게 그것과 거의 비슷한 비율로 사회적인 불이익이 무서워서 아이들을 치료로 연결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사회적 불이익 중의 하나는 나중에 이 아이가 커서 어떤 취업이나 사회적 활동을 할 때 이 정보가 잘못 활용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포함돼 있으시고요.


또 하나는 실제로 아이들이 치료를 했을 때 받게 되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보험이나 개인적인 보험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제약이 생길까 봐 걱정하시는 비율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지금도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와 청소년들 많을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제때 적절한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붕년 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첫 번째는 정신건강 문제를 부모님들이 이제 잘 인식할 수 있게 해드리는 부모님들을 위한 여러 가지 인식 개선에 대한 도움을 주는 교육이나 이런 것들이 필요하고, 또 매스컴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또 동시에 이런 부모님들께서 걱정하는 사회적인 불이익이 이런 정신건강 문제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오히려 줄어들 수 있고, 그걸 통해서 아이들의 건강이 회복되고나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그게 취업이건 또는 여러 가지 사회적 활동이건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려드리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요.


또 우리나라의 보험 제도가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것 때문에 제약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그런 보험제도의 변화도 굉장히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종합적인 걸 봤을 때 치료에 연계될 수 있는 치료 시스템을 좀 더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들도 많이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특히 학교를 중심으로 한 정신건강 중재 및 정신건강 지원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이 저는 첫 번째로 그런 문제를 풀 수 있는 첫 단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마음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늘고 있는데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