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온 배터리, 현대차 신형 상용차에 탑재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4. 5.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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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밀도 9% 높이면서
20분이면 80% 급속 충전
택배·캠핑 등 용도에 특화
'목적기반' 전기차 신시장에
양사 손잡고 본격공략 나서

현대자동차가 상용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야심 차게 내놓은 'ST1' 모델에 SK온이 최근 개발에 성공한 급속충전 배터리가 탑재된다. 상용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현대차와 SK온이 본격적인 협력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온이 올해 출시한 어드밴스트 SF(Super Fast) 배터리가 현대차의 첫 목적기반차량(PBV) ST1에 단독 공급된다. ST1은 지난달 24일 현대차가 시장에 내놓은 상용 전기차 플랫폼이다.

현대차는 2020년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PBV를 미래 먹거리로 소개하며 콘셉트차량을 공개했던 바 있다. 이후 4년 만에 판매를 시작한 ST1은 사용 목적에 따라 구급차, 택배차, 이동식 가게 등으로 변신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 차량으로 출시됐다.

ST1에 탑재되는 어드밴스트 SF 배터리는 2021년 SK온이 급속충전 기술을 집약해 공개했던 SF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해 올해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를 9% 높이면서도 급속충전 시간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 핵심 기술이다. 통상 에너지밀도가 10% 증가하면 급속충전 시간이 20% 증가하는데 이를 최소화했다. ST1 기준 배터리 충전량을 10%에서 80%까지 늘리는 데 20분가량이 소요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ST1에 탑재된 배터리(76.1kwh)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17㎞다. 낮은 지상고와 넓은 화물 공간 등이 특징인 ST1은 택배 등 물류 배송뿐 아니라 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캠핑족이나 화물 공간을 활용하는 개인사업자들에게 특화된 차량이다. 장거리 이동이 많고 급속충전에 대한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SK온이 올해 개발에 성공한 어드밴스트 SF 배터리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대용량과 신속한 충전, 안정성 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며 현대차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터리는 기아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에도 탑재됐다. 상용 전기차에 탑재된 것은 ST1이 처음이다. 해당 배터리는 올해 초 열린 '2024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상용 전기차 시장 전략이 중국 기업들의 견제와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 여파로 부진을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시장 다변화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전 세계 상용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709억달러에서 2030년 2556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23.8%에 달할 정도로 성장성이 돋보이는 시장이다.

상용 전기차 시장은 승용 전기차 시장과 달리 여전히 전기차 전환율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가 넓고 장거리 물량 운송이 일상화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상용차 수요가 더욱 높다는 것도 국내 배터리업계 입장에선 강점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그룹 차원에서 PBV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신규 시장 공략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국내 기업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 간 협력 시너지도 기대된다. 기아 역시 올해 CES에서 PV1, PV5, PV7 등 PBV 차량 3종을 동시에 공개하며 시장 공략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차에 대한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전기 상용차 시장은 향후 안정적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점쳐진다"며 "전기 상용차의 경우 전기 승용차 대비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주기적 교체 수요를 기반으로 장기 공급 계약이 가능해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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