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 대통령에 "상남자" 추미애엔 "국회의장감"...왜?
홍준표 대구시장이 화끈한 '페이스북 정치'로 연일 정치권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홍 시장은 14일 페이스북에서 최근 검찰 간부 인사에 대해 야권이 '김건희 여사 방탄용' 조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자기 여자 하나 보호 못 하는 사람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느냐"고 윤석열 대통령을 두둔했다.
홍 시장은 "당신이라면 범법 여부가 수사 중이고 불명한데 자기 여자를 제 자리 유지하겠다고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 주겠냐. 역지사지 해보라"고 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장인의 좌익 경력이 문제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 했는지 한번 보라. 그건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남자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우회적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홍 시장은 "누구는 대통령 전용기까지 내줘가며 나홀로 인도 타지마할 관광까지 시켜주면서 수십억 국고를 낭비해도 처벌 안받고 멀쩡하게 잘 살고 있다"고 비꼬았다.
홍 시장은 여권의 총선 참패 이후 어수선한 상황에서 정반대로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총선 패배 책임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돌리고 '대통령 배신' 프레임을 씌우면서 당권 도전을 견제하는 반면 윤 대통령과는 '4시간 만찬'을 가지며 밀착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을 지휘한 한 전 위원장보다 홍 시장을 먼저 만났고, 양측의 만남 이후 홍 시장의 '한동훈 때리기'가 계속됐단 점에서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간의 갈등설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다.
그런데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해 "국회의장 할 만하다"고 추켜세워 의문을 자아냈다. 추 당선인은 법무장관 시절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과 이른바 '추윤갈등'을 빚었던 상대다.
22대 국회에서 단독으로 171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협치보다 정권심판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을 맡는다면 윤 대통령이 정적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홍 시장은 추 당선인과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사적인 인연으로 덕담을 전했을 수 있지만, 그간 윤 대통령을 비호해온 입장과는 다소 벗어난다.
홍 시장의 이런 '밀당' 메시지는 처음이 아니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내가 최근 한동훈의 잘못을 계속 지적하는 것은 지난 윤석열 후보와의 경선 때 저질렀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라며 "그 당시 민심에서는 10% 이상 앞섰으나 당심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후보 자리를 내줬던 것인데 또다시 갑툭튀가 나타나 대한민국을 혼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대권 행보를 견제하고자 하는 메시지이지만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패한 데 대한 짙은 아쉬움이 묻어난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부득이하게 받아들여 모시고 있지만 한동훈은 용서하기 어렵다"고도 썼다. 윤 대통령을 '부득이하게' 받아들여 모신다는 표현에서도 편치 않은 속내가 읽힌다.
이런 가운데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대놓고 '탄핵'을 언급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감싸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이준석 대표가 2021년 6월 복당을 승인 해줬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버려야 할 때다. 이제부터라도 이준석을 멀리하라"고 권하자 "이준석은 인재로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최근 다수의 계기에 국무총리로 홍 시장을 추천했다. 정무감각과 행정능력을 갖췄다며 홍 시장을 총리로 임명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위험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홍 시장이 윤 대통령을 비호하는 것이 국무총리 인선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홍 시장이 차기 대권을 위해 '실세형 총리'를 노린단 설이다. 실제 윤 대통령이 지난 16일 홍 시장과의 만찬에서 국무총리 자리를 제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홍 시장의 일관되지 않은 '페이스북 메시지'는 정치권의 분란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앙정치와 떨어져 있는 그의 존재감을 유지시키는 '필살기'로 자리잡고 있다. 홍 시장의 '한동훈 때리기'가 오히려 한 전 위원장의 등판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있지만, 오히려 홍 시장의 체급을 높인 측면도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홍 시장은 어떤 식으로든 시선을 자신에게 모으는 데 있어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능력을 가졌다"며 "현재 국민의힘 내에선 한동훈과 각을 세우는 게 맞겠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윤 대통령과는 척을 져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기회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앞뒤 가리지 않는 처세술이 흥하는 시대 아닌가"라며 "홍 시장의 메시지 정치는 이러한 풍조를 십분 활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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