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패싱·용산 갈등’ 모두 인정 검찰총장 “수사팀 믿는다” 사퇴 일축

배지현 기자 2024. 5. 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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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 중인 지휘부가 전원 교체된 데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침묵'으로 반발했다.

총장의 참모인 대검찰청 간부들까지 대폭 물갈이되면서 '총장에 대한 불신임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총장은 '인사와 수사는 별개'라며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남은 임기도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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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책무 다할 뿐”
박성재 법무장관에 ‘인사 늦춰달라’ 요청…묵살 당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된 다음날인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13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 중인 지휘부가 전원 교체된 데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침묵’으로 반발했다. 총장의 참모인 대검찰청 간부들까지 대폭 물갈이되면서 ‘총장에 대한 불신임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총장은 ‘인사와 수사는 별개’라며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남은 임기도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법무부가) 발표한 검사장급 인사가 총장과 사전 조율된 것이냐’는 질문에 12초가량 침묵했다. 이 총장은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이라고 말문을 열었지만 한동안 말을 잇지 않은 뒤 “제가 이에 대해선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검찰총장의 의견이 검사장급 인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총장은 이날 지방 순시 목적으로 충북 제천·충주 방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법무부의 인사 발표 뒤 일정을 취소하고 대검찰청으로 출근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지휘 라인을 전원 교체했다. ‘명품 가방 수사를 위한 전담팀을 꾸리라’는 총장 지시 11일 만에 전격 단행된 인사로, 사실상 이 총장 불신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총장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아니다”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번 인사는 이 총장이 사실상 배제된 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 총장은 지난 11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만나 ‘지금 인사는 너무 빠르다. 인사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 검찰청법 34조 1항은 검찰 인사 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발표 30분 전에야 ‘인사가 곧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대상자들이 있었을 정도로 발표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인사 패싱’을 통해 총장 힘빼기에 나섰지만, 이 총장은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중단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 ‘김 여사 수사 방침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이 총장은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수사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다”라고 일축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질문에도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할 뿐”이라며 총장직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법무부는 이르면 다음주께 중간간부급 검사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이들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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