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퇴치엔 천적 황조롱이"…신도림 역장님 만나보니

신진 기자 2024. 5.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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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비둘기 퇴치 골머리
신도림역, 천적 맹금류 모형 설치
"완전 퇴치 어려워...상생 방안 찾아야"

서울 신도림역 1번 출구엔 황조롱이 모형이 달려 있습니다. 지하철역에 수시로 들어와 승객을 놀라게 하는 비둘기를 퇴치하기 위해 역무원들이 고심한 결과입니다. [지금 이 뉴스]에서, 비둘기 퇴치전을 진두지휘한 역장님을 만나봤습니다.



하루 유동인구가 10만 명에 달하는 이곳, 방송국도 수시로 찾는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엔 사람만 모이는 게 아닙니다.

서울교통사에 따르면, 합정역 다음으로 신도림역에 비둘기 민원이 많습니다.

[강언구/서울 신도림역장 : (승객들이) 귀에 이어폰을 꺾고 휴대폰을 보시다가 비둘기가 갑자기 날아오니까 너무 놀라는 거예요.]

안 그래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역장님, 사람뿐 아니라 비둘기도 신경 써야 합니다.

고심 끝에 고안해낸 비둘기 퇴치법, 이겁니다.

[강언구/서울 신도림역장 : 황조롱이가 도시에서도 서식하면서, 비둘기의 천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직원들이 회의 끝에 인터넷에서 4000원짜리 모형을 사 1시간 동안 조립했습니다.

새장도 직접 만들고, 스피커에 울음소리를 편집해 담았습니다.

[강언구/서울 신도림역장 : 과학적인 근거는 제가 봤을 때 장담할 수 없고 일시적인 건지 몰라도 하여튼 비둘기가 많이 줄었어요.]

신도림역, 입구엔 바로 빵집이 있는 데다 주변엔 고층 백화점과 아파트가 있습니다.

해안가 절벽에 살던 야생의 피를 가진 비둘기로선 높은 곳에 둥지 지을 곳이 있고, 먹잇감도 곳곳에 있으니 안 갈 이유가 없습니다.

[강언구/서울 신도림역장 : 아파트에 둥지를 만들고 지금 백화점 난간에 엄청나게 집을 짓는대요.]

사람이 조심하고 줄여나갈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강언구/서울 신도림역장 : 계도도 하고, 또 주변에 나가시면 먹이를 주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분들을 많이 제어하고 있습니다.]

비둘기도 이런 삶을 원한 건 아니었을 겁니다. 퇴치하는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강언구/서울 신도림역장 : 도시에서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없앨 수는 없고 함께 상생할 수밖에 없는….]

역장은, 비둘기에게도 승객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강언구/서울 신도림역장 : 불편 사항이 있으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하는 거죠. 민원 해결하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죄송하다, 이런 말씀 드립니다.]

영상취재 : 신승규
영상편집 : 김동준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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