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집행위원에 도전하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한 불편한 시선···협회장 4선 위한 예상 행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에 도전한다. 그런데 한국인 AFC 집행위원 도전에 나선 정 회장을 향한 축구계의 시선은 불편하다.
정 회장은 14일 오후 AFC 총회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제34회 AFC 총회는 16일 방콕에서 개최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중앙아시아지역에 할당된 여성 집행위원 1명과 동아시아지역에 할당된 집행위원 1명을 뽑는데, 동아시아 할당 집행위원으로 정 회장이 단독 입후보해 당선이 확실시된다. 임기는 2027년까지다.
집행위원회는 AFC 최고 의결 기구다. AFC 회장 1명과 부회장 5명,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6명(여성 1인은 집행위원 겸직)에 더해 집행위원 18명까지 총 30명이 집행위원회를 구성한다.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원으로 당선돼 2년 가까이 활동했던 정 회장은 2019년 FIFA 평의원에서 낙선하고, AFC 부회장직도 내려놓은 뒤 국제 축구 외교 무대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AFC 총회에서 치러진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도 5명을 뽑는 선거에서 7명 중 6위라는 결과로 낙선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AFC 회장 직권으로 AFC 준집행위원 자격을 얻은 상태다.
정 회장이 집행위원으로 당선되면, 한국 축구가 국제 축구 외교 무대로 복귀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정 회장이 국내 축구계 안팎에서 사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의 행보라 주목된다. 정 회장은 한국 축구의 수장으로 올해 초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저조한 경기력,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등 잇따른 부진에 물러나야 한다는 축구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 1년간 지도력, 재택 근무 등 잦은 논란에 휘말린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며 책임론이 더 부각됐다.
그럼에도 정 회장이 내년 1월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AFC 집행위원 도전이 그 첫 단계이고 AFC 집행위원 당선은 ‘4선’ 도전의 첫 단추다.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터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도전할 수 있다.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를 가지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진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협회장 4연임 도전에 관한 질문을 받자 “2018년도 대한축구협회 총회 당시 3연임으로 제한하는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이걸로 답을 갈음하겠다”며 모호하게 답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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