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충동 늘어" 처방 의사가 밝힌 유아인 의료용 마약류 투약 이유(종합)

박상후 기자 2024. 5.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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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의 진료 상황과 의료용 마약류 투약 이유 등이 공개됐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증거 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아인과 그의 지인 C 씨에 대한 다섯 번째 공판을 열었다.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공판은 유아인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해준 의사 A 씨의 증인 신문으로 이뤄졌다. 당초 A 씨를 포함해 유아인의 정신과 치료 주치의 B 씨도 참석 예정이었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뒤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은 B 씨에 대한 증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며 재판부는 B 씨에게 불출석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했다.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이날 A 씨는 직접 운영 중인 병원에 유아인이 2021년 6월부터 총 24회 내원했다고 밝혔지만 이전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아인은 공황 증상 치료를 위해 내원했다. 당시 '수면제 스틸녹스 의존도가 높다'면서 '끊고 싶다'는 말을 했다. 환자가 약물 의존이 되는 것 같아 치료하고 싶다고 말하면 의사 입장에서 기특하다. 이런 경우 의사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아인 측은 대마 흡연 이외에 의료용 마약류 투약이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인해 여러 의료 시술을 받은 것이며, 의사들의 전문적 판단 하에 이뤄졌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해당 증거로 유아인 측이 제출한 A 씨의 진료 기록에는 유아인이 우울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A 씨는 "유아인이 오랜만에 내원했을 때 체중이 엄청 빠져있었다. 사망 충동도 늘었다. 집중이 안 되고 불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런 증상 때문에 관련 약을 드렸다"고 말했다.

특히 A 씨는 유아인이 진료 과정에서 호전 및 악화를 반복했다며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예전부터 쭉 하고 있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말도 했다. (다른 환자들과의) 특이사항은 면담 시간이 길었다는 점이다. (유아인은) 본인 내면의 이야기와 증상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지금은 지속적으로 치료하면서 용량을 줄였다. 스틸녹스나 프로포폴을 안 하도록 하는 게 행정기관의 역할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수면 조절도 의존성 없는 약을 해보자고 격려 중이다. (유아인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마약) 사건 이후로 솔직하게 치료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전에는 스케줄이 바빠서 일주일 혹은 이주일 뒤 내원했지만 이제는 딱딱 맞춰서 온다"고 설명했다.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등 다수의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으로 처방 받은 혐의도 있다. 지난해 1월 지인들과 떠난 미국 여행에서 대마를 흡연하다 일행에게 노출되자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 역시 받고 있다.

이전 공판에서 유아인은 대마 투약 혐의를 일부 인정했으나 대마 흡연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의 혐의는 부인했다. 이와 관련 유아인 측 변호인은 "유아인이 권유하지 않았고 (일행에 포함돼 있던 A 씨가) 강제로 한 것도 아니다.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적발된 의사 6인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의사 두 명은 수면제인 스틸녹스를 타인 명의로 유아인에게 처방한 혐의, 다른 세 명은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 투약 내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지 않음과 동시에 처방 내역 기재를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의사 한 명은 유아인의 프로포폴 투약 내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지 않고 스스로 프로포폴을 셀프 투약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유아인의 6차 공판은 내달 18일 진행된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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