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몸값이 얼마니?" 하나투어 매각설과 사모펀드의 욕망

김하나 기자 2024. 5. 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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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하나투어 4년만에 매각설
최대주주 IMM PE 매각 추진
하나투어, 팬데믹 국면서 침체
엔데믹 전환 후 실적 개선 중
여행업 호황으로 전망도 좋아
하나투어, 높은 가치 인정받을까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를 둘러싸고 매각설이 꿈틀댄다.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경영권을 거머쥔 지 4년여 만이다. 최근 엔데믹 전환과 여행업계 호황에 힘입어 하나투어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사모펀드로선 엑시트 적기로 판단한 듯하다. 문제는 사모펀드가 기대하는 만큼의 몸값을 받아낼 수 있느냐다.

지난해 11월 하나투어 30주년 기념식에서 브리핑 중인 송미선 대표.[사진=뉴시스]

국내 최대 규모 여행사 '하나투어'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9년 하나투어 최대주주에 오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가 최근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다. 매각 대상 지분 규모는 27.8%로 알려졌다. IMM PE가 보유한 지분 16.7%와 창업자인 박상환 회장(6.6%), 공동창업자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4.5%)이 보유한 지분을 더한 수치다.

하나투어 측은 지난 3월 27일 공시를 통해 "여행시장이 회복하고 회사실적이 개선하고 있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방안은 주주간 협의에 따라 결정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 안팎에선 IMM PE의 지분 매각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IMM PE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올해 지분 인수 5년차를 맞은 만큼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기가 도래한 데다, 여행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사실 IMM PE는 팬데믹 국면에서도 하나투어를 매각할 방침을 갖고 있었지만, 적자로 돌아선 실적 탓에 계획을 미뤄왔다.

하나투어는 IMM PE가 경영권을 인수한 2019년 12월부터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인수와 함께 팬데믹이란 돌발변수가 터지면서 전례 없는 위기가 시작됐다. 2019년 6146억원이던 하나투어의 매출액은 2021년 403억원으로 93.4% 급감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적자(-1149억원)로 돌아서더니 2022년까지 매년 1000억원대 손실이 쌓였다.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엔데믹(풍토병·edemic)으로 전환한 지난해 하나투어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150억원) 대비 258.0% 증가한 4116억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340억원을 기록해 2019년 이후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하면서 해외 송출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민해외관광객 수는 742만명으로 전년 동기(497만명) 대비 58.0%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786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높은 국내 물가' '엔저 현상' 등도 하나투어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국내 여행보다 해외여행 선호도가 높아지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엔저 현상 덕분엔 하나투어가 강세를 보이는 일본 패키지 상품도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업황 회복에 힘입은 하나투어는 M&A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불확실한 측면이 없지 않다. IMM PE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하나투어의 사업규모가 몰라보게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수가 아니다. 하나투어는 SM면세점(2020년), 마크호텔(2022년) 등 자회사를 청산했다. 그 과정에서 4000여명에 달하던 직원 수가 현재 2300여명으로 42.5% 줄어들었다.

하나투어가 "인력을 꾸준히 충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긴 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여기에 고금리 국면이 지속하는 만큼 매각 협상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서 가장 큰 여행사 하나투어의 '매각설'은 과연 현실화할까. 아직은 지켜볼 변수가 숱하다.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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