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조립하다 백혈병 걸린 21살 청년…"부당 해고당해"

정우용 기자 2024. 5. 14. 16: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건강했던 아이가 삼성 휴대전화를 조립하다 혈액암에 걸렸는데 회사는 부당해고를 했습니다."

삼성전자 1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투병 중인 김수현 씨(가명·21) 아버지 A 씨는 14일 경북 구미시 케이엠텍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혈병 걸린 아들의 무급 휴직이 끝나자 회사는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이런 사실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 상실 통보를 받고서야 알았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씨 아버지 기자회견 "산업재해 인정하고 원청, 책임져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대학생현장실습대응팀·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8개 단체가 14일 삼성전자 1차 하청업체 구미 케이엠텍 정문앞에서 '백혈병 산재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5.14/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건강했던 아이가 삼성 휴대전화를 조립하다 혈액암에 걸렸는데 회사는 부당해고를 했습니다."

삼성전자 1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투병 중인 김수현 씨(가명·21) 아버지 A 씨는 14일 경북 구미시 케이엠텍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혈병 걸린 아들의 무급 휴직이 끝나자 회사는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이런 사실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 상실 통보를 받고서야 알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수현이가 케이엠텍에서 정규직 노동자로 휴대전화 부품을 조립하다 2년 만인 지난해 9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4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생사를 오가며 항암 치료를 받고 있었다"며 "회사가 무급휴직이 끝나자마자 일방적으로 해고해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암치료 중 단 한 차례의 위로나 치료비 한 푼 지원하지 않았던 회사는 산재 신청을 위해 '작업환경 측정' 자료를 요청했지만 보여주지 않았다"며 "심지어 작업장 공기는 바깥보다 청정하니 '피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며 발뺌하기에 급급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도 회사 관계자는 한 번의 방문조차 없었고 어떤 보호도 없이 해고한다는 것이 현대 한국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회사는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원청인 삼성전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부당해고 철회와 치료비 지원 등 보상, 산업재해 규명 적극 협조, 작업 환경과 부당한 대우 개선, 삼성전자의 책임 인지와 적극적인 해결 협조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대학생 현장실습 대응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8개 단체가 함께했다.

이들 단체는 "근로기준법은 해고 시 30일 전 예고와 그 사유 및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는 것을 의무로 하고 있는데 회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백혈병은 그간 전자산업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직업성 암으로 이에 대해 피해자가 산재 신청을 준비하고 있었고 산재로 휴업한 기간과 그 이후 30일간은 그 사유를 막론하고 절대적으로 해고를 금지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이를 무시하고 부당해고 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올림 측은 "원청 삼성이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유해 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의 안전보건 관리와 노동인권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과 의무가 있고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엠텍 측은 "환자가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치료비, 유급 휴직, 회복 후 복직 등 요청에 대해 적극 지원키로 했으며 산재 신청 관련해서도 최대한 협조하겠다" 며 "앞으로 더 세심하게 근무환경을 들여다보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newso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