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단독 대표 체제로…어머니 송영숙 회장 해임

김경욱 기자 2024. 5. 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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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14일 임시 이사회에서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을 공동대표직에서 전격 해임했다.

앞서 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장·차남이 한미사이언스를 '차남-모친 공동대표 체제'로 꾸리며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인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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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14일 임시 이사회에서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을 공동대표직에서 전격 해임했다. 앞서 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장·차남이 한미사이언스를 ‘차남-모친 공동대표 체제’로 꾸리며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인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총수일가의 분쟁이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 유치 등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현재 송영숙 회장과 차남 임종훈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 체제를 임종훈 대표 단독 체제로 바꾸는 안을 의결했다. 지난달 4일 이들을 공동대표로 선임한 지 40일 만이다. 이에 따라 송 회장은 사내이사직만 유지하게 됐다. 사내이사 임기는 2026년 3월29일까지다. 이날 이사회는 임 대표가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이날 이사회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회사 발전을 위해 속도를 빨리 내야 한다”며 “시급한 문제가 많다”고 했다.

한미약품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올해 초 오씨아이(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통합을 추진한 모녀(송 회장·임주현 부회장)에 맞서 통합을 반대한 장·차남(임종윤 한미약품 대표·임종훈 대표)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 끝에 지지를 얻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후 이들 형제는 지난달 4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임종훈 대표와 송 회장의 공동대표 체제를 구성했다. 당시 제약업계에서는 이들 형제의 행보를 두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빚어진 내홍을 봉합하고 가족 간 화합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을 대외적으로 내비치려는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임 대표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 40일 만에 어머니 송 회장을 해임한 배경으로는 인사 문제가 꼽힌다. 임 대표와 송 회장이 임원 인사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면서 후속 인사가 줄줄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공동대표 체제에서는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모든 대표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인사 과정에서 임 대표가 송 회장 측근 임원을 교체하려 했으나, 송 회장의 반대로 실패했다는 얘기도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갈등이 이어지자, 임 대표가 송 회장 해임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한편에선 한미약품그룹이 ‘모자의 난’에 이어 ‘형제의 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임 대표와 한 배를 탄 임종윤 한미약품 대표가 이번 송 회장 해임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공동대표 체제에서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없다’는 임종훈 대표와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 투자 유치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임종윤 대표의 논리가 부딪히면서 또 다른 균열의 조짐이 포착되는 상황이다. 다만, 임종윤 대표는 이날 이사회에서 동생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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