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4.4억’ 요구에… 성심당, 대전역서 퇴출 위기

이가영 기자 2024. 5. 1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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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낮 시간대 대전 성심당 본점 부띠끄매장에서 손님들이 망고시루 케이크 등을 사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 뉴스1

대전역사에 위치해 기차로 대전을 오가는 이용객들은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여겨졌던 성심당 대전역점이 재계약을 하지 못해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

14일 전국 기차역의 상업시설, 광고매체 등을 운영하는 코레일 유통에 따르면 대전역사 내 2층맞이방 300㎡(약 91평) 계약이 지난달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임대 사업자 경쟁입찰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코레일유통은 해당 매장에 대한 ‘월 수수료’(월세·월 임대료)로 약 3억5300만원을 제시했다. 이번 모집 공고 마감 기한은 오는 16일이다. 그동안 성심당은 월 수수료로 1억원가량을 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충청권 역사 내 비슷한 곳에 위치한 매장과 비교하면 월 수수료는 38배에 달한다. 지난 2월 오송역 2층맞이방 245.11㎡(약 74평)의 월 수수료는 약 920만원이었다.

심지어 코레일유통이 처음 제시한 성심당 매장 월 수수료는 이보다 높았다. 4억4100만원을 제시했으나 경매는 두 차례나 유찰됐고, 월 수수료는 3억9700만원에서 현재는 3억5300만원이 됐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기본 월 수수료가 정해져 있어 마음대로 깎아줄 수 없다”고 밝혔다. 내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액 대비 최소 수수료율 17% 이상을 경매에 제안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최초 성심당 매출액이 월평균 25억9800만원으로 산정됐고, 최소 수수료율 17%를 적용해 월 수수료가 4억4100만원이 됐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너무 높은 가격 탓에 경매가 유찰되면 월평균 매출액을 10% 깎고, 이에 따라 월 수수료도 내려간다. 두 번의 경매 유찰 끝에 성심당 매장의 월 수수료가 낮아진 이유가 이것이다.

다만 네티즌들은 현재의 월 수수료에 대해서도 “성심당 아니면 대전역에 누가 저 정도 월세를 감당할 수 있나” “월세 4억, 1년에 48억원을 낼 바에는 역 앞 건물을 사서 매장 차리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성심당 빵 봉투로 가득찬 대전역 물품보관함. /온라인 커뮤니티

코레일 유통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성심당 매장의 낮은 월 수수료가 지적됐기에 이번 계약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질까 봐 조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역사 내 식품 매장 중 임대료 상위 10개 매장의 평균 수수료는 31.71%였다. 현재 성심당의 평균 월 매출(26억원) 기준으로 월 임대료 1억원의 수수료율은 4% 정도다.

코레일 유통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뤄진 두 번의 입찰에 성심당이 참여했으나 기준 금액을 충족하지 못해 유찰이 이뤄졌다”고 했다.

앞서 비슷한 사례가 부산역에서 있었다. 삼진어묵 부산역점에서 어묵을 구매하려면 긴 줄을 서야 할 만큼 매장이 항상 북적였고, 2017년 코레일유통은 높은 매출에 기반해 월 임대료로 3억원을 제시했다. 삼진어묵은 높은 수수료에 응할 수 없어 점포를 철수했고, 다른 지역의 어묵 업체가 이곳에 들어오자 부산시민단체가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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