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놓친 대표팀 사령탑 1순위 후보 마시, 캐나다 감독 부임…이제 정 회장이 나서야 할 때

박효재 기자 2024. 5. 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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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감독으로 부임한 제시 마시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 캐나다 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대한축구협회(KFA)가 재정 문제에 발목이 잡혀 차기 대표팀 감독 1순위로 꼽았던 제시 마시 전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감독을 놓쳤다. 협회의 재정적 어려움이 다시 한번 두드러지는 가운데 아시안컵 실패 등에 책임이 있는 정몽규 회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캐나다 축구협회는 14일 마시 감독이 2026년 7월까지 자국 대표팀을 이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으로 마시 감독을 두고 한국과 경쟁을 벌였다. 캐나다는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등 황금세대를 앞세워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노린다.

마시 감독은 KFA와 연봉, 세금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캐나다행을 선택했다. 마시 감독은 리즈에서 약 60억원을 받았다. 이전 소속팀 라이프치히에서도 약 44억원을 받아 전임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이 받았던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다. 마시 감독은 리즈 시절 연봉보다는 금액을 낮췄지만, KFA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FA가 마시 감독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던 주된 이유는 천안 축구센터 건립,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따라 위약금때문에 돈 쓸 곳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KFA는 2024년 예산을 1876억원으로 확정했다. 이 중 855억원이 천안 축구센터 건립 예산으로 배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건설 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나고, 최근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공사 비용은 15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KFA는 올 초 은행으로부터 300억원 대출까지 받아야만 했다.

천안 축구센터 건립 비용을 제외한 일반예산은 1021억원이다. 파트너 기업의 후원금, A매치 수익 등 자체 수입 635억원에 스토츠토토 지원금 225억원, 국민체육진흥기금 108억원 등이다. 여기서 각급 대표팀 운영비 277억원, 국내 대회 운영비 176억원, 기술발전과 지도자·심판 육성비 125억원, 생활축구 육성비 97억원 등을 지출하기로 했다.

지출 비용을 제외하면 최소 340억원이 남는데 천안 축구센터 건립에 실제 들어가는 비용이 늘고,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의 잔여 연봉을 줘야 하는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어졌다. 클린스만 전 감독과 계약 기간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였던 것을 고려하면 남은 2년 6개월 치 연봉 약 100억원을 더 줘야 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이 지난 2월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경질을 발표한 뒤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KFA 수장인 정 회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가장 책임이 큰 데다 천안 축구센터는 본인의 재임기 중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어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정 회장이 사재라도 털어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KFA는 2018년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정 회장이 4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사회공헌기금이 투입됐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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