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 두드리는 ‘농심 너구리’

농심, 프랑스 주요 유통 채널 입점…스페인‧이탈리아로 발 넓힌다
글로벌 시장 공급 능력 강화…국내 수출 전용 공장 설립 검토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네덜란드 트램에 랩핑된 신라면 ⓒ연합뉴스

농심이 베스트셀러인 너구리 등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프랑스를 거점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발을 넓힐 계획이다. 글로벌 공급 능력 확대를 위해 국내 수출 전용 공장도 증설한다.

농심은 오는 6월부터 프랑스 '톱2' 유통업체인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기존 신라면 외 너구리, 순라면(채식라면) 등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의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려 공식 입점한다고 밝혔다. 르끌레르와 까르푸는 프랑스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통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마케팅 행사도 적극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맞이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시동을 건다. 프랑스 현지 엑스포 및 축제에 참여해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5월24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코리아 엑스포 2024', 6월22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K-스트리트 페스티벌'에 참여해 단독 부스를 운영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제품 소개와 샘플링 등을 진행한다. 7월 말에는 프랑스 현지 대형 유통업체 매장에 팝업스토어 오픈을 추진한다.

영국 택시에 랩핑된 신라면 블랙 광고 ⓒ농심 제공

농심은 까르푸 입점을 계기로 까르푸 진출 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서남부 전역을 함께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현지 유력 거래선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오프라인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제품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2025년 초에는 유럽에 판매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공급 능력도 키우기로 했다. 유럽 및 아시아 지역 공급 확대를 위한 국내 수출 전용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해외 시장 진출의 기반이 된 '성과'를 만들어 낸 미국 제2공장도 강화한다. 미국 제2공장은 지난 2년간 농심 해외 매출의 중심축으로 활약한 바 있다. 올해 10월 용기면 고속라인을 추가해 현지 용기면 수요에 대응한다. 신라면 등 기존 브랜드 공급을 확대하면서,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볶음타입 제품도 늘린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남‧북유럽을 포함, 본격적으로 유럽시장 전역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K라면 수요에 걸맞춰 충분한 글로벌 생산능력을 함께 갖추고, 전 세계 어디에서나 다양한 농심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