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싸워도 당선 가능성 높다”…한동훈 당대표 출마 놓고 술렁이는 與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4. 5. 14. 15: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원투표 100%면 韓 당대표 가능성
‘친윤’ ‘비윤’ 분류 놓고도 의견 분분
尹과 20년 인연에도 총선 전 엇박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총선 패배에 따른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나서고 있다. [이상현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오는 7월 초 또는 중순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분위기다.

여권 일각에서는 4·10 총선 직후 사퇴해 두문불출하던 그가 조금씩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두고 정계 복귀를 위한 ‘몸풀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대를 앞두고 그가 행보를 재개한다면 사실상 당권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곧바로 유력한 당권 주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 후보별 적합도 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28%)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26%로 유승민 전 의원과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접전을 벌였는데 일반 유권자가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피조사자 중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34%의 후보별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 한 전 위원장(48%)이 압도적이었다.

한동훈 전 위원장 다음으로는 원희룡 전 장관 13%, 나경원 당선인 11%, 유승민 전 의원 9%, 안철수 의원 6%, 권성동·윤상현 의원 각 3% 순이었다.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는 현행 전당대회 룰이 그대로 유지되고 이변이 없으면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로 등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여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3대7(여론 비율 30%, 당원 비율 70%) 투표로 전당대회 룰이 바뀌더라도 현재로서는 한 전 위원장에 견줄만한 인사가 사실상 부재하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 명분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한 친윤(親윤석열계) 의원은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은 본인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이번 전대 출마는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은 지난 13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총선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진두지휘한 비대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는 나가지 않는 게 마땅하고 자연스럽다고 본다”면서도 “어수선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당을 수습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 총선으로 심신이 많이 지쳐 있는데 공격까지 받게 되면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또 지치고 상처받을 수 있다”며 각오하고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총선 패배에 따른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상현 기자]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을 ‘친윤’과 ‘비윤(非윤석열계)’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03년 광주지검 검사와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신분으로 대검찰청의 옛 중앙수사부 5대 그룹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함께했다. 이후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에서, 2017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또 2022년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으로 함께한 20년 인연이다.

친윤, ‘찐윤(진짜 親윤석열계)’, 또 윤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데서 ‘윤석열 키즈’라는 별명까지 한때 붙었지만, 총선 전 3개월여간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여러 차례 엇박자를 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윤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검사 한동훈’과 ‘정치인 한동훈’을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등판 여부를 놓고 여러 언급이 나오는 상황 자체가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가능성을 높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찐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론에 대해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 왜 제3자가 나가지 말라고 압박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안팎에서 요즘 최고의 관심사는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인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 “공직에 나가든, 당직에 출마하든 그건 오로지 본인의 선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총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비대위원장 사퇴 소식을 밝혔다. 사퇴 후 행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향후 계획 없다. 어디에서 무얼 하든 나라를 걱정하면서 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이를 두고 그가 추후 정치 행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편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