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존경하는 K-대왕 세종 627돌 ‘탄신가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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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로 들어오거라' 세종대왕 입간판의 안내를 따라 들어간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카페 골목.
팀 '역사희곡'은 "세종대왕 생일카페가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특별한 행사들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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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을 넘어 뉴턴, 아인슈타인같이 외국 위인들의 생일카페도 열리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 존경받는 세종대왕 카페가 아직 없다는 게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평소 한글로 글을 써 밥 벌어먹고, 취미로 한글 제품을 디자인하던 세종대왕 덕후 넷이 모였습니다!” (팀 ‘역사희곡’)
‘골목길로 들어오거라’ 세종대왕 입간판의 안내를 따라 들어간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카페 골목. 14일 아침 이곳엔 ‘세종대왕 탄신가배(생일카페)’에 온 사람들로 긴 줄이 생겼다. ‘우리가 어떠한 민족입니까’라는 문구가 써진 상의와 성균관 유생들의 ‘유건’을 착용한 4명의 운영진이 일사불란하게 안내를 시작했다. 김지영(37), 김하은(31), 문영선(31), 신지수(29)씨로,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이들은 1397년 5월15일생인 세종대왕의 탄신 627돌 기념 생일카페를 열기 위해 팀 ‘역사희곡’을 만들었다.
생일카페는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2010년대 중후반부터 퍼지기 시작한 문화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카페를 대관해 그곳을 굿즈로 꾸미면, 팬들이 이곳을 방문해 인증하는 방식으로 교류하는 행사다. 최근엔 아이돌을 넘어 운동선수, 외국 작가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생일카페가 열리며 ‘덕후’들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역사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생일카페는 이번이 처음이다. 팀 ‘역사희곡’의 김하은씨는 “많은 위인 중에서도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장애인 지원 정책과 출산 휴가제를 도입하는 복지 정책을 펼치는 등 누구보다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셨던 왕이다. 생일카페를 기획하며 지금 우리 시대에 세종대왕 같은 리더 혹은 스승이 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팀 ‘역사희곡’은 “세종대왕 생일카페가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특별한 행사들을 준비했다. 우선 ‘필터커피’를 ‘거름가배’로, ‘초코라떼’를 ‘저구령당 타락’으로, ‘애플시나몬에이드’를 ‘사과계피톡쏘는물’로 바꾸는 등 순우리말 ‘차림표(메뉴판)’를 만들었다. 방문한 모든 이에게는 세종대왕 종이잔·세종대왕의 이력이 담긴 이력서·세종대왕 상식 퀴즈가 담긴 과거 시험지 등을 굿즈로 제공한다. 한복을 입고 오거나 현금 만원을 들고 오면 추가 굿즈를 나눠 주고 15일에는 해금 공연 등 국악 공연도 열린다. 생일카페는 서울 중구 ‘커피한약방’에서 15일까지 운영된다.
이날 생활한복을 입고 카페를 방문한 송효진(29)씨는 “여행갈 때 한 벌씩 챙겨갈 정도로 생활한복을 좋아하는데 오늘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입고 왔다”면서 “역사를 깊게 공부한 건 아니지만 종종 국립중앙박물관의 기획 전시를 보러 가는 등 관심은 있는 편이다. 세종대왕도 생일카페가 열리는 게 신선해 다른 역사적 인물로도 열리면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온 성균관대학교 교환학생 엽소군(23)씨와 세운(22)씨는 “대만에서 역사 시간에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고 배워 원래 알고 있던 인물이다”며 “아이돌을 좋아해 생일카페에 자주 가는데 이번 세종대왕 카페는 신선하면서 레트로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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