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개혁은 적 많이 만드는 일…기득권 뺏기는 쪽에선 정권퇴진운동"
"정치적 유불리 따지지 않고 임기 동안 반드시 문제 짚을 것"
"개혁은 근본적으로 국민들 더 안정되게 살기 위한 것"
"노동 약자 지원과 보호 위한 법률 제정…적극적 보호"
"노동개혁 속도 높여 양극화 해소, 노동 약자 적극 챙길 것"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약 한 달 반 만에 재개한 민생토론회에서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적을 많이 만드는 일"이라며 기득권을 뺏기는 쪽에선 '정권 퇴진 운동'도 할 만큼 저항이 거세다고 했다. 그럼에도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임기 내 개혁 작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아울러 '노동 약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지원 및 보호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현장'을 주제로 연 25번째 민생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정부는 추상적인 어떤 무슨 경제 슬로건이 아니고 교육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 의료개혁이라는 이 4가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개혁은 적을 많이 만드는 일이라며 "개혁을 하게 되면 결국 많은 국민들에게 이롭지만, 또 누군가는 어떤 기득권을 뺏긴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움을 누리게 되는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서 별로 인식을 못 하고, 조금씩 나아지는 걸 잘 못 느끼지만 뭔가를 빼앗기는 쪽에서는 정말 정권 퇴진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정말 어떤 개혁을 해 나간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제가 제 임기 동안 반드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되겠다"며 "그냥은 안 되겠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개혁인데, 이 개혁은 근본적으로 우리 국민들을 더 안정되게 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의료 개혁 등 정부의 개혁 작업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넘어서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교육개혁에 대해서는 "미래 세대에게 성장의 기회의 사다리를 공정하게 만들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고, 노동개혁과 관련해선 "불법이 관행화된 문화를 바로잡겠다는 것이고 노동의 양극화 현상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도 이제 노동법원의 설치가 필요한 단계가 됐다"며 "노동 형법을 위반해서 민사상 피해를 보았을 때 이것을 원트랙으로 다룰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관계 부처에 노동법원 설치법안 마련을 지시했다.
尹 "노동약자 보호법 제정…소외되지 않도록 적극 챙길 것"
윤 대통령은 '노동 약자'에 대해 "소외되어 있는 미조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비롯해서 최근 근로 형태의 변화와 함께 등장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종사자, 또 사무실 없이 일하는 배달, 대리운전, 택배기사와 같은 플랫폼 종사자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세 협력사의 복지 증진을 지원하는 '상생연대 형성지원 사업', '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 사업' 확대 방침도 밝혔다. 고액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강화,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설립, 플랫폼 종사자 휴게시설 확충 등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언급하며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다. 정부는 노동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여서 노동 양극화를 해소하는 동시에 노동 약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생토론회는 지난 3월 26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토론회 이후 49일 만에 재개됐다. 4·10 총선 이후로는 처음이다. 진한 남색 정장에 연두색 넥타이 차림의 윤 대통령은 토론회장에 입장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으며 "민생토론회 시즌 2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과거 민생토론회에서 진행했던 국민의례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빠졌고,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곧장 시작됐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이어졌던 소관 부처 장관 발표도 사라졌다. 이후 참석한 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졌으며, 윤 대통령은 양손을 모아 경청하며 간간히 메모를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점심도 거르고 (토론회를) 더 계속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생중계로 진행된 행사에는 대리기사, 배달 종사자, 마루 시공 노동자, 비계(임시가설물) 위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근로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을 제외한 대통령실 관계자나 정부 관계자들은 노타이 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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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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