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가게서 라면 끓여먹고 ‘쿨쿨’… 주인 오자 냉장고로 문 막았다

A씨가 잠옷을 갈아입는 모습. /유튜브 채널 '채널A 뉴스'

강원 춘천의 한 무인점포에서 40대 남성이 8시간 동안 매장 문을 걸어 잠그고 무전취식하다 붙잡혔다. 경찰이 출동하자 냉장고와 쓰레기통 등으로 매장 입구를 막아 버티기도 했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절도·업무방해·재물손괴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16분쯤 춘천 효자동 한 무인점포에 침입해 무전취식한 뒤, 당일 오전 10시35분쯤 범행이 적발되자 냉장고 등으로 출입문을 봉쇄한 혐의 등을 받는다.

A씨가 한 데 모은 의자 위에 누워 잠을 자는 모습. /유튜브 채널 'SBS뉴스'

공개된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매장 안으로 침입한 뒤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갔다. 이어 제 집처럼 가게를 누비며 계산하지 않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또 편의점에서 산 잠옷으로 갈아입더니 비닐봉지를 모아 베개를 만들었고 한데 모은 의자에 누워 잠을 자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은 날이 밝은 뒤 찾아온 점주에게 적발됐다. 그러나 A씨는 오히려 냉장고로 문을 막아버리고 그 위에 쓰레기통 등 각종 집기를 올려두기까지 했다. 점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경고했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버텼다. 결국 경찰은 도주로를 차단한 뒤 문을 강제 개방했고 약 25분 만에 A씨를 체포했다.

A씨가 점주를 발견하고 냉장고를 옮겨 문을 막는 모습. /유튜브 채널 '채널A 뉴스'

A씨는 별다른 거주지가 없는 노숙자로 파악됐다. 그는 전날 밤 고향인 홍천에서 춘천까지 34㎞ 거리를 걸어왔다며 너무 배가 고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먹은 음식값은 약 3만 원어치였으며 파손된 집기 등 피해액은 30만 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