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 거리서 헤맨 치매노인…시민 기지로 가족품 인계

서승택 2024. 5. 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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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들이 잠든 사이 집을 나선 치매노인이 36시간 만에 시민에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시민의 기지 덕분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승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26일 경기 오산시의 한 도로.

한 남성이 비 오는 거리를 우산을 쓰고 걸어갑니다.

몸이 불편한지 다리를 쩔뚝이며 길을 걷던 남성.

이내 비가 그치자 우산을 지팡이 삼아 도로를 건넙니다.

이 남성은 치매를 앓고 있는 87살 A씨입니다.

A씨는 이른 아침 가족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사이 휴대전화를 두고 아무 말 없이 집을 나선 겁니다.

A씨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가족들은 곧바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오산시 전역에 A씨의 인상착의를 적어 안내문자를 발송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도록 A씨를 목격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교통사고나 저체온증 등이 걱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A씨가 집을 나가고 36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후 5시쯤.

당일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시민 조성복 씨가 우연히 만난 지인으로부터 "실종 문자 받은 분과 비슷한 분을 본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조씨는 귀가를 미루고 가족일처럼 A씨를 찾아 나섰습니다.

20분가량 주변을 운전하던 조씨는 한 주유소 인근에서 A씨를 발견하고 차에 태워 경찰에 인계했습니다.

발견된 곳은 A씨 집과 약 5km 거리였습니다.

가족들은 조씨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치매 노인 가족> "36시간 만에 찾았어요. 정말 너무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조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을 나타냈습니다.

<조성복 / 경기 오산시> "어머님 같고 아버님 같잖아요. 저희 어머님도 치매 환자셨기 때문에 그 심정을 알아요. 온갖 생각을 다하게 되잖아요. 정말 많이 마음이 아프거든요."

경찰은 지난달 15일 조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습니다.

연합뉴스TV 서승택입니다. (taxi226@yna.co.kr)

#치매노인 #경찰인계 #감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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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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