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배상 대표비율 농협 65%·하나 30%…무엇이 달랐나?

이창섭 기자 2024. 5. 14. 13: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본 배상 농협 40%, 하나 30%… 투자자별 요소에서도 차이
2021년 3월25일 이후 투자했다면 기본 배상 10%P 높아질 수도
홍콩H 지수 ELS 분쟁조정 대표사례/그래픽=이지혜

홍콩H 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분쟁조정 대표 사례에서 배상 비율이 가장 높은 판매사는 농협은행이다. 분쟁조정위원회에 올라간 투자자는 조정 결과를 수용하면 농협은행으로부터 손실액의 65%를 보전받을 수 있다. 반면 하나은행으로 ELS 신탁에 가입한 고객은 손실의 30%를 배상받는다. 두 은행은 '부당권유 금지' 위반 여부에서 10%포인트(P) 차이났다. 여기에 고객의 은행 방문 목적과 투자 금액, 나이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배상 비율 30~65%… 투자자 개별 요소에서 큰 차이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홍콩H 지수 관련 대표사례에 대한 분쟁조정 결정'에 따르면 주요 판매사 5개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의 배상 비율은 30~65%로 결정됐다.

배상 비율은 △농협은행 65% △국민은행 60% △신한은행 55% △SC제일은행 55% △하나은행 30% 순으로 높았다.

홍콩 ELS 최종 배상 비율은 판매사 기본 배상에 투자자별 가감 요인을 포함해 결정한다. 홍콩 ELS 신탁을 판매한 5개 은행은 모두 '설명의무'를 위반했다. 이에 모든 판매사에 최소 20% 배상 비율이 적용됐다. 하지만 '적합성 원칙'과 '부당권유 금지' 위반은 일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판매 과정에서 위반이 확인된 사례에만 개별적으로 적용됐다.

이에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위반만 적용된 국민·하나·SC제일은행 사례에는 30% 기본 배상 비율이 적용됐다. '부당권유 금지' 위반까지 인정된 신한·농협은행의 기본 배상 비율은 40%다.

농협은행을 통해 ELS 신탁에 투자한 고객은 70대 고령자다. 투자금액은 5000만원, 손실액은 2600만원이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부실 책임이 인정돼 배상 비율이 10%포인트 가산됐다. 여기에 투자자가 65세 이상 고령자이고, 판매사 모니터링콜이 부실했다는 게 인정돼 각각 5%포인트 가산됐다.

투자자가 '예·적금을 가입할 목적'으로 은행을 방문했기에 다시 10%포인트 더해졌다. 하지만 과거 ELS 신탁 투자에서 지연 상환을 경험했기에 배상 비율에서 5%포인트가 차감됐다. 최종적으로 농협은행 기본 배상 비율 40%에서 가감 요소를 적용하면 65%가 나온다.

하나은행의 ELS 신탁 고객은 40대다. 6000만원을 투자해 3000만원 손해를 입었다. 마찬가지로 하나은행 내부통제 부실 책임이 인정돼 배상 비율 10%포인트가 가산됐다. 그러나 해당 투자자는 과거 ELS 지연 상환을 경험한 데다가 투자액이 5000만원을 넘는다. 각각 5%포인트씩 배상 비율이 차감돼 가산 요소를 상쇄했다. 최종적으로 배상 비율은 30%로 결정됐다.
홍콩H 지수 ELS 분쟁조정 대표사례2/그래픽=이지혜
금소법 적용 전후로 은행별 기본 배상 비율 달라
은행별·판매기간별, '홍콩 ELS' 기본배상비율/그래픽=조수아
이번 분쟁조정안을 참고해 배상 비율을 계산하고자 한다면 2021년 3월25일을 주목해야 한다. 이날을 기점으로 은행에 따라 배상 비율이 10%포인트 차이 날 수 있어서다.

이번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논의된 5개 사례는 모두 2021년 3월25일 이전에 판매됐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2021년 3월25일 이후부터 판매된 홍콩 ELS 상품에는 금소법이 적용된다.

금소법 적용 이전에 5개 은행이 판매한 홍콩 ELS 신탁에는 20% 기본 배상 비율이 적용된다. 5개 은행 모두 개인에게 상품 판매 시 일괄적으로 설명의무만을 위반해서다. 하지만 금소법 적용 이후에는 일부 은행의 기본 배상 비율이 30%로 올라간다. 설명의무에 더해 적합성 원칙까지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서다.

구체적으로 국민·농협·SC제일은행에서 2021년 3월25일 이후 판매한 홍콩 ELS 신탁 상품은 설명의무·적합성 원칙 위반으로 기본 배상 비율이 30%다. 반면 신한·하나은행은 ELS 판매 과정에서 일괄적인 적합성 원칙 위반이 없었기에 기본 배상 비율 20%만 적용된다.

적합성 원칙을 준수하려면 투자자 성향, 금융거래 목적, 재산 상황, 투자 경험 등을 분석하고 적합한 투자자에 금융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 고객이 '노후자금 마련'이라고 목적을 밝혀도 ELS 투자를 허용하는 게 대표적인 위반 사례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